'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정부성명발표 이후 북한에서는 미국과의 '일전불사'를 다짐하는 반미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대규모 군중대회 ▲당.정 간부 등의 '반향' ▲노동신문 등 주요 언론매체의 논조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NPT 탈퇴 하루만인 11일 김일성광장, 주체사상탑, 평양체육관, 4.25문화회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앞 광장 등에서 100여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양시 군중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군중대회에서 참석자들은 연설을 통해 한결같이 NPT 탈퇴가 '자위적 조치'였음을 강조하며 "원수격멸의 성전(聖戰)에 나서자", "미제와 끝까지 싸워 자주권을지키자"고 촉구했다. 당.정 간부와 주민들의 '반향'도 줄을 잇고 있다. 리영복 남포시당 책임비서를 비롯해 윤국희 원자력총국 부총국장, 태형철 사회과학원장, 정문산 내각 사무국장, 김 기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리진수 직업총동맹 부위원장 등이 방송에 출연해 NPT 탈퇴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미국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표출했다. 또한 인민군 장성과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 노동자들도 "지금의 정세는 90년대초의 정세보다 더 엄혹한 정세"라며 "미제가 사면 팔방에서 우리에 대한 압살공세를 악착하게 감행하고 있는 현사태를 우리는 수수방관할 수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진수 중국 주재 북한 대사는 11일 미국이 북.미간의 모든 합의들을 파기했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 중지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으며,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10일 북한은 NPT 탈퇴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다면 이는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언론매체들의 논조는 더욱 강경하다. 북한은 12일 하루동안에만도 ▲'강박에는 강타로 응징에는 징벌로'(노동신문 사설) ▲'도전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릴 것이다'(노동신문 논평) ▲'선불질을 하는 자들은 무주고혼을 면할 수 없다'(노동신문 글) ▲'사생결단'(중앙방송 정론) ▲'용서치 않는다'(노동신문 정론) 등을 내보내며 미국에 대한 '전의(戰意)'를 다졌다. 북한은 이와 같은 논조들에서 "미국이 자기의 책임을 회피하고 도전해 나온다면침략자들의 아성을 불바다로 만들 것", "조선(북한)이 없는 지구는 깨어 버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의지"라고 목청을 높였다.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강경대응으로 맞서면서 반미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은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체제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지닌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