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호황 덕택에 지난 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기업들이 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 연말-연초에 풍성한 성과급을 지급했거나 지급할 계획이다. 의류업체 이랜드는 사업부에 따라 최고 1천100%의 성과급을 지급, 직원들이 1년치 급여에 근접할 정도로 두툼한 `봉투'를 챙겨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업의 이윤은 기본적으로 주주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시가배당을 기피하는 등 주주배당은 생색내기에 그치면서 직원에게 `돈잔치'를 하는 행태를 곱지 않게 보고 있다. ◆풍성한 성과급에 직원 `희색'=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작년 경영실적평가를 토대로 사업부에 따라 적게는 450%에서 많게는 1천100%까지 평균 6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 회사의 스포츠캐주얼 브랜드 `푸마'사업부는 월드컵특수 등에 힘입어 2001년 대비 200%의 매출신장률과 207%의 이익신장률을 기록, 1천100%의 성과급을 받았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는 작년 말 500% 정도를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한 데 이어 이달 안에 초과이익분배금(PS), 생산성격려금(PI)을 잇따라 지급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사업부와 무선사업부에 가장 많은 PS를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데 입사 10년차 과장급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1천5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효자'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작년 실적이 확정되는 이달말이나 내달초에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500% 안팎의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솔제지는 작년 말 성과급 300% 외에 그룹 차원의 특별상여금 100%를 지급했고신무림제지는 성과급 100%와 격려금 200% 등 300%, 한국제지도 상반기에 지급된 50%까지 포함해 250%의 성과급을 주었다. 부동산경기 호황으로 호조의 실적을 낸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LG건설은 연말에 기본급 300%의 정기상여금에 더해 팀별로 300~50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했고현대산업개발도 작년 말 전직원에게 연봉의 12분의 1에 상당한 성과급을 주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가 연말 특별성과급 150%를, 쌍용자동차는 1인당 200만원을지급했다. ◆눈길끄는 이색 포상제도 = 이랜드는 성과급과는 별도로 영업실적이 특히 우수했던 '푸마'와 '티니위니' 2개 사업부의 전직원들에게 포상차원에서 이달 중 5박6일일정의 미국 연수를 보내줄 예정이다. 또 코오롱은 일정 기준의 실적을 초과달성한 사업부서 담당 임원에게는 최고급 수입자동차인 BMW승용차를 지급하는 포상제도를 처음 도입했는데 10명 안팎의 임원이 BMW승용차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돈잔치'에 따가운 시선 = 기업의 이윤은 기본적으로 자본을 댄 주주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주주배당보다는 임직원끼리 이윤을 `갈라먹기'하는행태에 일각에서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주중심의 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연말-연초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