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데대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 일간지월 스트리트 저널이 23일 보도했다. 노 당선자는 재벌 계열사간 채무보증과 상호 금융지원 금지 등 김대중 대통령이추구해온 개혁정책의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노 당선자는 또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주주 집단소송제 관련 입법 등도 다짐했다. 저널은 이러한 개혁정책이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국내 금융 시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노 당선자가 5년전 외환위기 상황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경제를 물려받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은 개혁의 정체를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해외 투자자들이 금융부문의 부실 처리를 위해 157조원을 들인 한국 정부가 이 과정에서 취득하게 된 정부 지분의 민간 이양을 가속화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최근의 저금리로 촉발된 차입 붐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으나 금리인상은 그렇지 않아도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우려되는 내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노 후보의 중소기업 지원 약속이 대기업에 대한 제한으로 이어져 오랫동안 한국경제의 축을 이뤄왔던 재벌의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해외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저널은 이밖에 노 당선자의 노조 옹호 입장도 우려 사항 가운데 하나라면서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는 아직도 해외 투자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이며 시장에서는 노당선자가 노동계에 지나치게 동정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는 PNP파리바 페레그린 증권 서울 사무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