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내년중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보다도 낮은 2.8%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 경기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국내 2천8백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내년중 설비투자 계획은 올해 실적치(41조9천억원)보다 2.8% 늘어난 43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10% 안팎의 설비투자 증가를 예측한 연구기관들의 예상은 물론 올해의 설비투자 증가율 3.4%보다도 낮은 것이다. 업종별로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산업이 올해 대비 15.3%의 설비투자 증대계획을 갖고 있는 반면 비IT산업은 설비투자를 9.5% 줄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철강(-19.1) 석유화학(-12.3%) 등 기간산업과 내수 업종인 음식료(-18.6%) 부문은 설비투자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확대 계획을 잡지 않은 것은 내년중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설비투자 확대의 애로요인으로 수출과 내수부진(35.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밖에 기존 설비과잉(16.0%), 자금조달 애로(15.7%), 수익성 악화(9.8%) 등을 들었다. 산은은 그러나 내년 상반기중 미국과 이라크간전쟁 불안이 해소되면 하반기중 투자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