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사찰활동이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그동안의 사찰활동과정에서 별 마찰은 없었다고 사찰단과 이라크측이 12일 밝혔다.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우에키 히로 대변인은 이라크가 사찰단의 작업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라크와 UNMOVIC의 연락을 담당하고 있는 이라크 국가사찰위원회의 호삼 모하메드 아민 의장도 이라크측이 사찰활동에 협조하고 있으며 사찰단원들에게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UNMOVIC와 IAEA 소속 사찰단은 지난 11월 25일 이라크에 입국해 이틀뒤부터 사찰활동에 돌입한 후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궁 1곳을 비롯해 총 40곳 이상을 방문사찰했다. 사찰단은 12일에는 처음으로 미사일 생산공장 추정시설과 미사일 시험발사시설등 6개 군.산업시설을 방문, 사찰활동을 벌였다. 사찰단 가운데 2개팀은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20㎞떨어진 자파라니야의 니다공장을 방문했으며 또 다른 팀은 바그다드 서쪽 110㎞지점의 미사일 시험발사 시설을 사찰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니다공장은 걸프전 발발이전 사정(射程) 650㎞의 `알-후세인' 미사일을 생산하는 시설의 일부였다. 걸프전 정전협정을 담고 있는 유엔안보리 결의 687호는 이라크가 사정 150㎞를 넘는 미사일을 생산하거나 구입하는 것을금지하고 있다. 유엔 생물학전 전문가들은 또 바그다드 교외의 아랍계 항생제 제조회사와 의약품 생산공장인 이븐 시나사(社)및 무타심공장, 알-라쉬드 시설 등도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사찰단 28명이 이날 바그다드에 추가로 도착, 이라크에 파견된 사찰단원의 수가 모두 98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대량파괴무기 실태보고서와 관련, CNN방송은 한소식통의 말을 인용, 300쪽에 걸쳐 지난 1991년부터 2002년까지 핵시설 추정장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기술돼 있지만 핵무기 프로그램과는 아무 상관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라크가 이들 시설이 과학 연구용 시설이거나 대학교육용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라크 보고서의 핵 관련부분에는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다고덧붙였다. CNN은 현상태에서 보고서에 대해 결론을 짓기는 시기상조라면서 이라크 보고서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강도높은 사찰활동과 이라크 무기관련 과학자의 인터뷰및 외국 정부들로부터의 정보 입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유엔사찰단에 대한 협력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면서도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라크로부터 화학무기를 입수했다는 믿을만한 보고서를 미 행정부가 입수했다는 워싱턴 포스트 보도를 강력 부인했다. 아민 의장은 "우리가 금지된 물질을 보유하지 않았으며 금지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미국 당국)이 잘 알고 있다"면서 보도내용은 "엉뚱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9.11테러이후 대 테러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알-카에다와 이라크간 연계여부를 밝혀내려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양측의 연계성에 대해 신뢰할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방관은 아프리카 4개국 방문에 이어 대(對) 이라크전 발발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카타르 소재 미군지휘소를 방문, `인터널 룩'으로명명된 모의 전쟁훈련을 참관했다. 이미 4일간 진행된 이 훈련은 카타르 수도 남쪽 교외에 설치된 이동지휘소의 역량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훈련 장병들을 격려한 뒤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과도 만나기로 했으며 이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독일을 경유해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중인 미국의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차관은 아리엘샤론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전쟁발발시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라크의 보복 대응 방안에 관해 협의을 가졌다. 페이스 차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가 비재래식 무기들로 보복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우방 국가들에게 핵 억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라크가 유엔과 협력해 자체적으로 무장해제를 하지 않을 경우 무력에 의해 무장해제가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