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사회당 김영규(金榮圭), 국태민안호국당 김길수(金吉洙), 무소속 장세동(張世東) 후보는 12일 밤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자신의 출마 이유와 국정비전을 밝혔다. 후보들은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에서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한 데다 TV토론 출연기회도 이번이 마지막인 점을 의식한 듯 100분간 자신을 최대한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다른 후보의 발언내용에 대해선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주어진 발언시간에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홍보하는 데 진력했고, 또 사회자의 질문에 차례로 답변하는 형식으로만 진행됨으로써 토론이 아니라 정견발표식으로 일관했다. 모두발언에서 이한동 후보는 "두차례의 후보토론에서 제 얼굴이 보이지 않아 사퇴한 것이 아니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며 "총리까지 지낸 후보가 타 후보와 공평하게 서지 못한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TV토론 기회의 불공평을 주장했다. 김영규 후보는 "사회당은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을 바꾸려는 사회주의 정당"이라고 소개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생, 연대, 자치, 박애 등 사회주의 가치를 설명했다. 장세동 후보는 "흩어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합쳐 국민대화합을 이룩하고 짜증스러운 정치폐해를 타파하겠다"고 출마이유를 밝혔고, 승려인 김길수 후보는 "그늘지고 고통받는 서민을 대변하기 위해 출마했다"며 "나에게는 표를 안몰아줘도 되고 대통령 안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장세동 후보는 "정치행태가 이방 저방 아무데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걸레와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김영규 후보는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정치가 혼탁할 수 밖에 없다"며 "부정부패 일소와 소선거구 폐지및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한동 후보는 "권력의 1인집중을 막기 위해 집권 1년내 분권형 이원집정부제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정부패 척결 방법으로 김영규 후보는 재벌경제체제 청산과 노조의 경영참여를,이한동 후보와 장세동 후보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각각 꼽았고, 김길수 후보는선거법 개정을 주장했다. 북핵문제에 대해 네 후보는 "북한이 핵개발을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도 개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나 이한동, 장세동 후보는 "반미감정과 구별해야 한다"고 밝힌 데 비해 김영규 후보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이한동 후보는 또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중부권 역할론'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장세동 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90%는 정당원이 아닌 무소속"이라며 무소속후보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고, 김길수 후보는 `불자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김영규 후보는 장세동 후보를 겨냥, "정치군인들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날(12.12사태) 정치군인과 이 자리에 같이 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말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복과 짙은 갈색 안경을 착용한 김길수 후보는 거의 매번 발언시간을 넘기거나 사회자의 질문에 동문서답하기도 했으며, 마무리 발언 때 스스로 "제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며 "저를 찍지 않아도 좋다. 성불하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