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이 28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 도청자료'라고 주장하며 발표한 자료에는 3당 주요 정치인과 언론사 사장, 현직 기자들의 대화 내역이 두루 포함돼 있다. 김 총장은 "이들 자료는 국정원 내부 도청자료"라며 "입수경로는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으나 해당 자료는 긴 대화 내용중 핵심을 요약해 상부에 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장이 구체적인 자료입수 경로를 밝히지 않고 있어 논란소지가 있지만, 자료에 나타난 대화내용이 구체적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다음은 김 총장이 공개한 도감청 사례의 주요 내용.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고문과 김정길(金正吉) 전 의원(2002년 3월 11일) ▲김원기 = 10일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특보에게 `노무현 후보가 본선에서 이인제보다 경쟁력이 좋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청와대내에 조성될 수 있도록 잘 얘기해 놓았다. 노무현이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 좋지 않느냐. ▲김정길 = 동감이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과 박상천(朴相千) 고문(3월 13일) ▲이 고문 = 16일 광주경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부 세력들이 한화갑을지원하는가 하면 젊은 층은 노무현을 지지해 걱정이다. 박 의원의 지원을 요청한다. ▲박 고문 = 광주경선과 TV토론회에서 상대측이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면 `나의본 성향은 민주화운동이다. 광범위한 민주세력이 결집하여 정권재창출을 위해 민주당이 창당됐으므로 정체성을 문제삼으면 창당정신에 어긋난다'고 대응하라. 그래서광주지역 지구당 위원장들에게 이 고문을 지원하도록 요청하겠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의원과 서상섭(徐相燮) 의원(3월 8일) ▲이부영 = 당내 경선구도가 보수대 개혁 대결로 단순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환경운동연합 최 열 사무총장 주선으로 3월 10일 인사동에서 제도권밖 개혁인사 모임시 내가 개혁세력 대표로 경선에 출마문제를 자문받은 후 최종 결심할 것이다. 이자리에 참석해 달라. ▲서상섭 = 당내 민주계 분위기가 도미노 현상처럼 흔들리고 있는 등 한나라당의 진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일단 참석하겠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과 전재희(全在姬) 의원(3월 21일) ▲전재희 = 당의 살 길이 무엇이냐. ▲홍준표 = 이 후보의 영남 지지율이 급락함에 따라 후보교체론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가 이 사태를 피하려면 인식을 바꿔야 하는데 고집을 부려 답답하다. 총재직을 물러나고 부총재도 사퇴시키고 이중재(李重載) 전 의원을 권한대행으로 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중앙언론사 기자와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실 보좌관(3월 16일) ▲기자 = 김홍신 의원이 대선 경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냐. ▲보좌관 = 김 의원이 출마의지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제조건으로 경선을7-8월에 실시하고, 총 유권자의 1%를 국민경선제에 참여시킬 것 등을 이 총재에게제시할 방침이기 때문에 아직 불확실하다. ◇기자와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의원(3월 20일) ▲기자 = 국민일보에 `정책정당에서 일하고 싶다'는 인터뷰 기사가 게재됐다.이를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느냐. ▲김만제 = 그렇게 해석해도 괜찮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