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쯤이면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예상되는 대내외 경영환경을 토대로 내년도 재테크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한다.


내년도 재테크 설계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은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가능성이다.


지난주 이라크가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전격 수용했다 하더라도 미국이 전격적으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예측기관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최소한 재테크 시장에서 가장 경계하는 미국경제의 재둔화(double-dip)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대내외 증시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장세가 올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도 이같은 예상이 작용하고 있다.


국제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기조적인 강세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최근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안전통화로서 미 달러화가 부각되고 있는데다 일본과 유럽경제가 안 좋은 점을 감안할 때 달러화 강세기조는 쉽게 누그러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이 디플레 방지차원에서 엔저(低) 정책을 다시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국내 재테크 환경에는 적지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최근 일본경제의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일본정부는 엔저 정책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또 중간선거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는 집권 2기에 대비,증시안정 차원에서 강한 달러화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언제 포기하느냐도 큰 변수다.


올들어 중국의 외환당국자들은 지난 94년부터 "1달러=8.28위안"으로 운용해온 고정환율제를 포기할 의사를 계속 비쳐왔다.


더욱이 16차 전당대회 이후 앞으로 경제정책을 담당할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도 이 문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중국의 고정환율제 포기 이후 위안화 가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재테크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게 분명하다.


유럽의 정치권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유럽정치구도에서 기존의 좌파에서 우파쪽으로 힘이 쏠릴 경우 증시를 비롯한 재테크 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으로 우파 정부는 각 회원국의 정체성을 중시하는 만큼 통상마찰의 파고가 높아져 유럽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러시아 경제가 지금처럼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대외신뢰도도 빠르게 회복될 경우 내년에는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 국가의 WTO 가입과 같은 문제는 기업들이 이에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렸던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대내적으로는 내년에 우리 경제성장률이 5%대 후반의 비교적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체감적으로는 이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간의 괴리가 심할 수 있고 환율,금리 등 채산성 변수들이 불리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대선 이후 정치권의 구도변화와 경제정책의 변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일관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국내 경제각료들의 시각과는 달리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 해외 시각이다.


내년부터 은행과 보험업의 겸업,이른바 방카슈랑스 시대가 열린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방카슈랑스 시행을 계기로 은행 증권 보험등으로 엄격하게 분리돼 있는 현재의 금융시장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금융상품은 퓨전형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시대에 있어서 재테크 생활자들은 거래 금융사의 건전도와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따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적정한 재테크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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