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14일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후보회담을 `조만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금주말께 후보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신계륜(申溪輪) 후보 비서실장과 통합21 민창기(閔昌基) 선대위 유세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후보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고 "양후보간회담을 조만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음을 밝히고, 내일 다시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 양측은 이날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접촉에서 후보단일화 방법론을 놓고 팽팽하게맞섰고, 후보회담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선조율, 후회담' 입장을 밝힌 반면, 통합21은 `선회담, 후조율'을 주장해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양측은 공동발표문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양후보 단일화가 시대적 요구라는 점을 절대 공감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고, 주말까지는 단일화 문제에 대한 가부간 결론을 내야 한다는 시한에 공감했고,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신 실장은 "(후보 단일화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면서 "회담에 대해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금주말까지 결론을 안 내면 TV토론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그런 절대적 시한이 있다는 점을 갖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도 "두 후보가 한자리에서 만나 가슴을 열고 단일화 방법론이나 세부적인 것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우리는 선면담 입장이고 저쪽은 얘기를 끝내고 하자는 것인데 그런 것까지도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으며, 양쪽이 갖고있는 시한은 비슷하다"고 밝혔다. 현재 양당은 후보단일화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협상팀 채널 가동을 중단하고 후보회동을 통한 직접 타결을 모색하기로 했기 때문에 금주말께 후보회담이 이뤄질 경우 단일화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결국 단일화 방식과 관련, 통합21측이 일반국민과 대의원을 각각 50%로 절충해 여론조사를 실시하자는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민주당이 이를 부분적으로라도 수용할지, 아니면 전면 거부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이와관련, 실무접촉 과정에서 일반국민과 대의원의 비율을 70대 30, 혹은 80대20으로 하는 2차 절충안이 도출되거나, 조율의 여지만 확인한 상태에서 최종적인 절충을 후보간 담판에 맡기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설사 단일화가 파국을 맞더라도 두 후보가 회담을 가진 뒤에 결렬을 최종 선언하는 것이 정치적 부담을 나눠지는 것이 되기 때문에 양측 모두 일단 회담은 성사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후보회담 실무접촉이 진행되는 중에도 양당은 후보단일화 방식을 놓고 상대당 입장을 비판하는 신경전이 계속됐다. 통합21측 협상단장인 이 철(李 哲)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노 후보도 당원과 국민이 절반씩 참여한 경선에서 결정된 분"이라며 "당내 사정이어렵다는 데 그것도 당원의 뜻이고 국민의 의견"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 협상단 일원인 이호웅(李浩雄) 의원은 "민주당은 대의원 견해가 다양하고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 반대자가 많다"며 "단일화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방에도 가능성을 줘야 채택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통합21 신낙균(申樂均) 선대위원장은 "민주당에는 정 후보로 단일화되는 것만이 선거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확실하게 믿는 대의원도 있는데 이를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대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의원 등 재야출신 인사 5명은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가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고, 임종석(任鍾晳) 송영길(宋永吉) 의원 등 386 원내외 위원장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통합21의 제안은 민주당 대의원의 이탈표를 승리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정략적 술수"라고 비난했다. hjw@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맹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