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부진해 마냥 기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기록을 세워 뿌듯합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의 `백전노장' 신태용(32)이 개인 통산 최다 도움이라는 또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신태용은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 전반 36분 멋진 왼발 프리킥으로 이리네의 득점을 도와 개인 통산 55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 이로써 신태용은 최다출장기록과 최다골 기록을 보유한 `기록의 사나이' 김현석(울산현대)이 지난 7월 세운 개인 통산 최다도움 기록(54개)을 1개 앞지른 새로운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신태용의 이날 도움은 단순한 기록 수립 차원을 넘어 정규리그 막판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팀을 구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5게임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2위권 팀들의 맹렬한 추격을 받아온 성남은 이날도 경기 시작 2분만에 이관우에게 일격을 당해 뒤지고 있었지만 신태용의 도움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신태용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종료직전에 터진 역전골 역시 그의 발끝에서 출발해 박남열, 김대의를 거쳐 김현수의 발에서 마무리가 됐던 것. 결국 신태용은 팀을 깊은 수렁에서 건져내며 어려울 때마다 나서 솔선수범하는고참의 역할을 다시 해줬다. 그러나 대전을 잡고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는 여전히 팀의 경기력이 예전 만큼은아니라는 느낌 때문에 신태용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그는 경기후 "이기기는 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고 느낀다"며 "개인통산 최다도움 기록을 세웠지만 팀의 2연패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고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 수립의 기쁨을 접고 팀의 2연패를 위해 안간힘을 쓰겠다는 그의 각오가 현실로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대전=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