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골프] 만화가 이상무씨 .. "18홀 돌고 나면 여행갔다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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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만화주인공 '독고탁'을 탄생시킨 만화가 이상무 화백(56)은 쟁쟁한 골프 실력을 보유한 '싱글 골퍼'다.
지난 88년 고우영·허영만 화백의 권유를 받아들여 골프에 입문해 1년 만에 로얄CC에서 79타로 첫 '싱글 스코어'를 낼 정도로 천부적인 소질을 발휘했다.
"제 만화 중에 야구나 축구를 소재로 한 것이 많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스포츠를 참 좋아했어요.그래서인지 운동에 남다른 소질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 화백은 골프에 재미를 붙이면서부터 장대비가 쏟아질 때나 엄동설한에도 라운드를 즐겼다.
요즘은 그 정도 열정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도 골프의 매력에 빠져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것은 골프밖에 없어요.18홀을 마치고 나면 동반자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온 것처럼 어느새 친해져 있는 것을 발견하지요."
이 화백의 핸디캡은 한때 4(그로스 76타) 안팎이었으나 요즘은 7(79타) 정도 된다.
생애 베스트 스코어는 2년 전 로얄CC에서 버디 6개,보기 2개로 기록한 4언더파 68타.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백20∼2백30야드다.
골프와 인연을 맺으면서 만화도 골프를 주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불타는 그린' '운명의 라스트홀' 등이 인기를 끌었던 골프만화다.
골프레슨을 만화로 제작하기도 하고 SBS골프채널에서는 임진한 프로와 '싱글로 가는 길'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골프레슨 이론에 박학다식해져 좋겠다'고 했더니 "오히려 너무 생각이 많아져 볼이 잘 안 맞더라"고 고개를 젓는다.
그는 골프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체중이동과 템포'를 들었다.
특히 일관된 스윙리듬을 유지하는 템포가 그날의 라운드를 좌우한다는 것.
로얄CC 회원인 이 화백은 얼마전 클럽챔피언에 도전,예선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결선에서 떨어졌다.
최근에는 퍼트할 때 '입스'(퍼팅 때 중압감으로 스트로크를 제대로 못하는 것)가 찾아와 고민 중이다.
그래서 '집게발 그립' 퍼팅을 시도하고 있으나 잘 안돼 '롱퍼터'를 사용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국내 골프장은 그린피가 너무 비쌉니다.해외로 골프여행 나가는 사람을 비난하기에 앞서 국내에서 값싸게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정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