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연일 오르기만 하던 서울시내 아파트값이 정부의 잇단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비수기의 영향으로 일단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부 시세 조사기관의 지난주 조사 결과에서는 이미 서울 및 전국의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렇지 않은 조사 기관에서도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지역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락세 확산 = 국민은행이 전국 137개 아파트 단지를 상대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아파트 가격 선도지역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주(15일) 전국의 아파트 값은전주(8일)보다 0.2% 떨어졌다. 서울(-0.2%)은 물론 인천(-0.6%)과 신도시(-0.7%)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2주전부터 주간 단위 조사를 실시, 발표하고 있지만 그 이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월간 단위 조사까지 역산하면 아파트 값이 하락세를 기록하기는 지난 200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의 지난주 조사(기간 12∼18일)에서도 서울이 올들어 처음으로 하락세(-0.02%)를 기록했으며 유니에셋도 서울 아파트값이 0.12%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면 부동산114 조사의 경우 서울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크게 둔화되기는 했지만 전주보다 0.13% 올라 아직까지 전체적으로는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다만 하락세를 기록한 지역이 금천(-0.5%), 강동(-0.3%), 강서(-0.25%), 노원(-0.11%), 관악(-0.07%), 도봉(-0.03%), 구로(-0.03%), 송파(-0.01%) 등 8곳으로 전주(3곳)보다 크게 늘어나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비수기인데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로 아파트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재건축 추진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부동산 중개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이전까지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하락세 지속될까 =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부분이다. 작년부터 계속된 급등세로 이미 아파트값이 오를 만큼 오른 상황이므로 더 이상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방학 이사철로 접어드는 12월께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아파트의 경우 더이상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쪽이다. 김 상무는 "12월에 일시적인 반등 소지는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합세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최근 하락세는 계절적인 비수기의 영향이크다"면서 "수급, 경기, 금리 등 여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 장기 하락추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도 "최근 1년간 같은 수준의 급등세는 아니겠지만 12월이후 강보합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역별, 단지별로 차별화가 심해지면서 내년 8∼9월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