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창립 40주년 기념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이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을 보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이 워낙 널리 알려져 세계적 안무가들이 앞다퉈 발레화한 작품이다. 지난 96년 모나코에서 초연된 후 세계적으로 1백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올해 국내에서도 발레 외에 뮤지컬 연극 등으로 여러차례 공연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안무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42)가 맡았다. 프랑스 태생의 마이요는 현재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천재 안무가다. 33세때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고 같은해 모나코 왕실 초청으로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외에도 로마오페라발레단,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등 유럽 메이저 발레단의 객원안무자로 활동하면서 20여편의 작품을 안무했다. 마이요가 안무한 작품은 간결한 무대세트, 동서양의 상징성을 잘 조화시킨 의상, 그림처럼 아름다운 조명 등 볼거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이 갖는 특징은 등장인물에 대한 독특한 해석이다. 청순한 줄리엣은 사리분명하고 자아가 강한 여성으로, 줄리엣의 어머니 캐플릿 부인은 부성, 모성, 여성성을 동시에 갖춘 매력적인 인물로 각각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잘 드러나야 하기 때문에 무용수들은 '무용수 겸 배우'가 된다. 군무가 없는 것도 그의 작품 특징의 하나다. 오직 4명의 주역과 이를 받쳐 주는 40여명의 조연들이 각각의 개성을 발산한다. 김긍수 예술감독은 "이 작품은 발레이지만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국립발레단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무대장치와 의상 전부를 몬테카를로 발레단으로부터 빌려 왔다. 이와 함께 2천만원의 조명기기를 대여, 12개의 무빙라이트를 이용한 조명을 선보일 예정이다. 출연 무용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립발레단의 간판 무용수인 김주원과 이원국이 각각 줄리엣과 로렌스 신부로 기량을 뽐낸다. 현재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주윤이 줄리엣으로, 전 워싱턴 발레단 수석단원인 조주현이 캐플릿 부인으로 합류한다. 1588-789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