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장자로 선정된 지미 카터 전미국 대통령은 '세계 분쟁 해결의 전도사'로서 한반도의 분쟁해소에도 크게 이바지해 왔다. 카터 수상자는 대통령직을 물러난 뒤 북한을 방문, 남북대화에 임하도록 설득하는가 하면 대북지원을 촉구하는 등 남북간 긴장완화에 힘썼다. 북한과 카터 수상자의 인연은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판문점을 통해 평양에 들어간 카터씨는 김일성(金日成) 주석과의 회담에서 핵개발 계획 동결 약속을 받아내 북미간 기본합의서가 체결될 수 있는 물꼬를텄고 김영삼 대통령과 김 주석 사이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 때 김 주석은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병력 철수 문제 등 한반도 현안해결에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카터 수상자는 술회하기도 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 북미간 전쟁발발 위기를 진정시킨 점을상기하며 자신이 노벨평화상 수상의 기대를 가졌던 것은 이 때 '딱 한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터 수상자와 김 주석의 만남은 94년 핵위기 상황을 그리고 있는 북한의 소설'영생'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렇게 시작된 카터 수상자와 북한의 인연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으로 대물림하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카터센터 대표단은 1996년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에 선물을 전달했고 98년 카터씨가 국방위원장에 재추대된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자 김정일 위원장도 '일정한 조건하의 북한방문을 환영한다'는 초청장을 보내 화답했다. 이밖에도 북한이 애틀랜타 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데도 카터 수상자의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카터 수상자는 국제사회에 대북식량지원과 경제제재조치 해제를 촉구하는등 북한이 직면한 경제적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한편 최근 국제해비타트 운동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는 카터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북한에서도 이 사업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망치소리가 북녘 땅에서도 들리게 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