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신문협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최학래 신문협회장(한겨레 사장)이 언론의 정치개입 현상을 강도높게 비판해 주목을 끌었다. 최학래 회장은 기념사에서 "외형적으로 역사상 가장 놀랄 만한 신문의 발전상을 목격하면서도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무거운 위기감과 근심에 휩싸이게 된다"고 털어놓은 뒤 "우리 신문이 진실과 정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제력과 절제를 잃고 있을뿐 아니라 민족과 인류 전체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실패해 독자와 국민으로부터 존재 이유를 의심받고 부정당하는 최악의 위기에 내몰릴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문이 기존 정당을 대신해 이른바 `권력투쟁의 선봉 격이자 주역 격'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는 듯한 현실의 이면에는 신문을 스스로 권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오만과 착각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회장은 "국민들은 지면에 나타난 기사나 해설, 사설 등의 수량적 측면이나 편집 상태와 상관없이 어느 신문이 정치적으로 어떤 입장이고 그 목적이 무엇인지, 표적이 누구인지 이미 다 알고 있다"면서 "국내외적으로 우리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도전과 변화를 제쳐둔 채 근시안적인 국내 정치적 권력다툼에서 자신이 마치핵심 주체인 양 앞장서버린다면 미디어 전체의 전면적 후퇴 내지는 공멸을 가져올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동아일보 사회1부 이수형 기자 외 6명이 한국신문상을, 경향신문 뉴스메이커부 이회창 차장을 비롯한 42명의 회원사 우수사원이 신문협회상을각각 수상했다. 이어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기념 리셉션에는 김대중대통령을 비롯한 3부요인과 관련부처 장관, 국회의원, 언론사 대표 등이 참석해 신문협회 창립을 축하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