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이라크 공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상호 접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10일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 돌입, 블라디미르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 문제에 관한 이견 해소 노력을 전개한다. 이라크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미국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는 블레어 총리로서는 이번 방문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은 물론 더욱 강경한 내용의 유엔 결의안 채택에도 반대하고 있는 러시아의 강경한 태도를 완화시키기 위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블레어 총리와는 별도로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오는 17일 워싱턴을 방문,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이라크 및 중동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 등 이틀간의 중동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스트로 장관은 이날 수행기자들에게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제거를 위한 미국과 영국의 노력에 대한 지지를이끌어내기 위한 이번 중동 방문은 "매우 생산적인 여행"이었다고 자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오는 16일 하루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방문,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이탈리아 당국자들이 밝혔다. 두 정상간 4번째 만남이 될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외에 이라크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러시아와는 달리 이라크에 대한 강경 조치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같은 움직임에 맞서 이라크도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이날 시리아를 거쳐 레바논을 방문, 미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구했다. 아지즈 부총리는 11일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시리아에서는 미국이 이라크를 전멸시키려하고 있으며 아랍의 부를 장악하기 위해 아랍세계를 분할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폴란드를 방문중인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국제사회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조속한 이라크 입국을 담보해 내기 위해 신속히 행동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백악관이 지난 9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갖고 견해차를 좁혔다고 밝혔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라크 무장해제에 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반해 이라크를 지지하는 한 아랍단결회의체는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회의를 갖고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아랍세계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페르시아만과 아랍 영토에 주둔중인 미군과 영국군의 철수및 미군 기지의 폐쇄를 요구했다. (런던.로마.다마스쿠스 AP.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