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6일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아들 병역의혹에 대한 민주당측의 공세를 '정권연장을 위한 공작정치'로 규정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김대업(金大業)씨 배후로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을 지목, 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검찰 협박과 김씨에 대한 협박.회유'를 통해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한나라당의 '은폐공작' 규탄을 위한 장외집회 개최를 검토키로 하는 등 병역의혹을 둘러싼 양당간 대립이 전면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 대통령과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 회동설을 거듭 제기하며, "대통령의 노골적 정치개입이 공공연한 사실이 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중도퇴진하는 불행한 사태를 다시 겪게 될지 모른다는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련의 흐름은 의도된 정치공작 때문"이라며 이의 중단과 검찰 중립화, 아태재단 전면수사 등을 요구하고 "민주당 천용택 의원이 김대업씨의 양심선언을 사주했고, 검찰수사도 유도한 만큼 김대업-천용택-민주당-일부 정치검찰간 검은 공작커넥션도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공작을 배후에서 조종, 교사한 혐의로 천 의원을 고발할 것"이라며 "천 의원이 국방장관이던 98년 김대업씨를 이용하기 위해 병무비리 면책을 약속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국기문란 범죄"라고 주장했다. 또 당 대변인실은 "김대업씨가 이번 사건으로 한탕하고 나면 외국으로 피신할 수 있는 거액을 약속받았다는 제보가 정권 핵심부서에서 일하던 사람들로부터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후보에 대한 검증은 국민의 의무임에도 한나라당이 매사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며 청와대와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특히 "대통령과는 최고위원에 1등 당선됐을 때 한번 통화한 뒤 전화한통 한 적 없는데도 청와대를 끌어들이고 나를 음해한 데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검증을 위해 국민 동참을 호소할 것이며, 우리도 전국을 돌면서 장외투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회의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비리은폐를 위해 검찰을 협박하고 김대업씨에 대한 협박과 회유를 하고 있으며, 초점을 흐리기 위해 '정치공작'이라고 거짓 주장들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고 "한나라당은 누가 협박과 회유를 했는지 공개하고 해당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서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이 대변인은 "병역수사 방해 공작의 일환"이라며 "매사를 공작으로 보는 태도, 모든 문제를 대통령과 연결지어 국민 일각의 '반DJ정서'에 의존하려는 태도는 서 대표의 상상력이 바닥났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황정욱 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