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컴 분식회계 사건 등 미국발 악재로 한국 증시가 홍역을 치루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1분기 내내 회자되던 주가지수 1,000 시대의 장밋빛 전망도 옛 이야기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증시 격언도 있듯이 최근의 조정장세는 투자자에게 또다른 기회을 주고 있다. 가격이 쌀 때 좋은 주식을 사서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가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KBS 2TV에서 매일 아침 '세상의 아침'을 진행하는 지승현 아나운서가 주부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알아보기 위해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을 만나봤다. 지승현 아나운서 =예상밖의 증시 침체로 개인 투자자들이 우울해 하고 있습니다. 나민호 팀장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는 최고 940까지 올라갔다가 700선까지 급락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증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증시는 올들어 기업실적 저조, 기업의 회계 불투명성, 달러화 약세 등 3중고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 아나운서 =미국 증시의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다고 봐야 합니까. 나 팀장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규모는 전세계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커다란 규모를 지닌 미국경제가 휘청대면 그 여파가 유럽, 아시아, 등지로 확산될 수 밖에 없지요. 국내 증시의 3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거나 사면 시장이 요동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외국인의 비중은 30%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70%중 상당부문은 처분하기 쉽지 않은 대주주 지분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외국인의 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지요. 지 아나운서 =개인들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나 팀장 =주식 보유자는 계속 갖고 있는게 바람직합니다. 아직 투자에 나서지 않은 현금 보유자는 이제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직접투자가 불안한 투자자들은 수익증권 매입 등 간접투자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간접투자를 하다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되면 직접투자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최우선 투자대상으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업종대표주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 아나운서 =앞으로 시장상황이 좋아질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나 팀장 =그렇습니다. 국내 증시 여건은 사실 좋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 기업들은 사상 최대규모의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 1.4분기 상장사의 순이익은 무려 10조원대로 아시아 전체기업 이익규모의 40%에 달했습니다. 2분기 실적도 1분기보다 좋지는 않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상당히 좋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회계 투명성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주집단소송, 공시제도가 지난해에 대폭 강화된데 따른 것입니다. 지 아나운서 =국내 증시가 호전되는 시점은 언제쯤으로 봅니까. 나 팀장 =앞으로 3개월내로 상승전환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수 700은 상당히 의미있는 지수대입니다. 지난해 9.11 테러때 460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상반기 940까지 대략 4백80포인트 올랐습니다. 주가는 대략 상승폭의 3분의 1선에서 1차조정이 이뤄지고 다음에는 2분의 1선에서 조정이 나타납니다. 장세가 상승추세면 3분의 1에서 끝나지만 혼조세일 경우 2분의 1까지 내려갑니다. 4백80포인트의 2분의 1선이 지금 지수대입니다. 최근의 조정은 대부분 해외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조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 아나운서 =한국축구팀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4강신화를 일궈내는 등 지난 6월 월드컵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었습니다. 월드컵대회는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나 팀장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12조원 정도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 효과는 기대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값은 싸지만 품질이 떨어진다는 한국제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버릴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월드컵 경기는 전세계 60억명이 관람하는 데다 주요 관람층도 유럽 북미 중남미 등 한국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국가의 국민이 대부분입니다. 이 인구가 2경기 이상만 봤다해도 2시간이상 각 기업의 로고가 각인됩니다. 월드컵 공식후원업체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금까지는 미국에서 일제차 가치에 비해 10% 이상 낮게 평가됐었지요. 하지만 앞으로 인지도, 신뢰도 상승으로 인해 가격인상을 해도 충분히 먹혀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 아나운서 =여러 측면에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투자자가 여전히 많습니다. 나 팀장 =주식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 수단입니다. 항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저금리에 만족하지 않는 투자자중 여유자금의 일부를 주식 투자에 활용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미국의 경우 가계자산의 60%가 주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한국은 이 비율이 10%를 밑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도 조만간 미국의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가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율을 현재 5% 안팎에서 2005년까지 20~30%로 늘릴 방침입니다. 그 정도 규모면 50조원 정도의 주식을 추가로 사야 하는데 그러면 주가지수는 2,000대에 이를 것입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 < 초보 투자자의 7가지 원칙 > (1) 금리 환율 고객예탁금 등 자신만의 투자지표를 가져라. (2) 장세의 주도주를 파악하라 (3) 매도타이밍을 놓치지 마라. 매수기회는 다시 오지만 매도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4) 월간, 주간챠트의 흐름을 먼저 머릿속에 넣은뒤 매매를 해야 한다 (5) 장세가 마감됐다고 판단되면 자신의 매매에 대해 종합적으로 점검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6) 거래량 5일 평균이 20일 평균을 상향돌파할때 매수, 거래량 5일 평균이 20일 평균을 하향돌파할때 매도하라 (7) 상승장에서의 조정은 2일, 하락장에서의 상승도 2일이다. 매수하려는 종목이 상승하다가 조정을 받게 되면 2일째 조정을 받는 날 매수하는게 좋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