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별취재단 = '결승 좌절의 한을 풀겠다.'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3-4위전을 치르는 한국과 터키축구대표팀의 최전방공격수인 안정환(페루자)과 하산 샤슈(갈라타사라이)가 국가의 명예와 개인의 자존심을 건 불꽃튀는 대결을 벌인다. 26살로 동갑내기인 이들은 닮은 점 투성이다. 둘다 이번 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등장, 숨겨뒀던 기량을 맘껏 뽐내며 위기때마다 2골씩 얻는 등 돌풍을 주도한 끝에 변방에 불과하던 한국과 터키축구를 세계 중심으로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월드스타로 부상했다. 또 이들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 황선홍(가시와)과 사실상 대표선수로는 마지막인 하칸 슈퀴르(파르마)를 대신할 차세대 스트라이커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으며 유럽 빅리그 진출도 가시권에 두었다. 체격조건과 플레이스타일도 엇비슷하다. 키는 안정환(177㎝)이 샤슈보다 1㎝ 크지만 몸무게는 71㎏으로 꼭같고 개인기로 상대 문전을 휘젓다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날리는 강력한 슈팅은 둘의 트레이드마트다. 먼저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왼발 강슛을 그물에 꽂아 스타탄생을 알린 샤슈는 중국전에서 다시 골을 뽑아 48년만에 본선 무대에 선 터키가 어렵사리 16강에 오르는 데 기여했고 16강, 8강전에서도 발군의 플레이를 보였다. 슈퀴르의 그늘에서 벗어난 리턴매치로 벌어진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도 폭넓은 활동반경속에 현란한 개인기와 활발한 측면돌파로 경기를 주도, 안방에서 3위를 넘보고 있는 한국에겐 경계 대상 1호임에 틀림없다. 페루자 재계약건, 쇼트트랙 골 세리머니 등으로 세계 언론이 뉴스메이커 중 하나가 된 안정환은 독일과의 4강전에서 골을 얻지 못해 다소 구겨진 자존심을 터키전에서 회복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특히 안정환은 샤슈와 골기록은 같지만 의미에서는 차이가 있다. 샤슈가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안정환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얻어낸 골든골처럼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에 각인될 명장면을 남기지는 못한 것. 안정환 자신으로서도 이번 터키전은 더 좋은 조건으로 빅리그에 진출할 마지막 시험대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모든 재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이들 '붕어빵'스타 중 누가 승리의 깃발을 높이 올리고 유종의 미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