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도 인천 앞바다 '감동 물결' .. 총수도...근로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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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포르투갈전이 열린 14일 전국민은 한국팀이 16강 진출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를 소망했다.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나 말단 회사원 자영업자 농·어민 학생 주부 노숙자 등을 가릴 것 없이 모두 하나가 된 채 거리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대∼한민국''오 필승 코리아' 등의 응원 구호를 외쳤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인천 문학경기장으로 쏠린 이날 직업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전국민이 '붉은 악마'가 됐다.
?…운명의 한국-포르투갈전에 재계 총수와 CEO가 상당수 참석,전국민의 염원과 응원 열기에 힘을 보탰다.
SK그룹 손길승 회장은 이날 한-포르투갈전이 열린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SK텔레콤이 후원하는 붉은 악마들과 함께 응원전을 벌였다.
손 회장은 'Be the Reds(붉은 악마가 돼라)'라는 문구가 새겨진 붉은 티셔츠와 붉은 모자를 착용하고 경기 내내 붉은 악마와 함께 율동을 같이하며 목청을 높였다.
손 회장은 "한국인의 이런 열정과 끈기,단결력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사장 등 임원들과 함께 문학경기장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프로축구단 부산아이콘스 구단주로서 국가대표팀에 송종국 이민성 안정환 선수를 내보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소속팀 선수들과 대표팀의 선전을 지켜봤다.
LG전자 정병철 사장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 대열에 동참했다.
또 제일은행 코헨 행장은 임직원들과 이날 오후 붉은 옷을 입고 본점 앞에서 길거리 응원전을 펼치는 붉은 악마들에게 생수 1만병을 나눠주며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남극대륙 서북쪽 칠레령 맥스웰만 연안에 자리잡은 세종과학기지 대원들도 대 포르투갈전을 보며 붉은 악마 대열에 참여했다.
영하 20도 극한의 세종기지조차 월드컵 열풍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경기 모습은 칠레 방송에서 보내주는 생중계로 보고 해설은 인터넷 음성 메신저를 통해 고국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16명의 대원들은 각종 장비를 챙기며 방송을 듣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
세종기지 정호성 제15차 월동대장은 "인근 기지에 있는 남미 강호국가 중에는 이미 예선에서 탈락한 나라가 많지만 한국은 반드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믿는다"며 "포르투갈전을 승리로 이끌어 TV에서 태극기를 계속 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포르투갈전을 맞아 이색 인터넷 동호회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온라인 모임인 '닭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닭사모·www.daksamo.net) 회원 1백여명은 이날 한국팀을 응원하는 즉석 번개모임을 가졌다.
'Red Chicken Devils'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닭사모' 회원들은 서울 홍익대 인근의 치킨전문점에 모여 닭요리를 먹으면서 응원전을 펼쳤다.
회장 이두호씨(26·웹기획자)는 "설기현 김태영 선수가 닭요리를 좋아한다는 기사를 읽고 응원단을 조직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결성된 '너 광화문 가니'(cafe.daum.net/kwangwhamoon)라는 온라인 동호회는 벌써 회원수가 1천명을 넘어 광화문 길거리 응원단의 핵심이 됐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 동포들 역시 응원 대열에서 빠지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일대 '조선족 타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 2천여명은 이날 구로중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한국-포르투갈전을 단체 관람했다.
참가자들은 SK텔레콤이 지원해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북 장구 등을 이용해 열띤 응원을 벌였다.
'대∼한민국' 구호 외에도 '한민족 만세' '조선족 만세' 등의 구호도 터져나와 눈길을 끌었다.
?…부산에선 이날 40대 남자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을 기도,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낮 12시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이모씨(45·주거부정)가 '이승에 계신 붉은 악마 여러분께'란 편지지 한장짜리 분량의 유서를 남긴 채 분신자살을 기도,침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전신 화상으로 생명이 위독하다.
한편 경찰은 이씨가 구급차로 후송되는 과정에서도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는 119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라 정신분열증 환자일 가능성 등을 조사중이다.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