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월드컵축구 72년 역사상 3번째로 전대회 우승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씁쓸한 기록을 남겼다. 프랑스는 11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마지막경기에서힘한번 쓰지 못하고 덴마크에 0-2로 패배, 1무2패로 예선 탈락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 이후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과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제패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브라질의 7년 아성을 깨고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수위에 올랐던 프랑스는 이로써 '세계 최강'이란 수식어가무색해졌다. 디펜딩 챔피언이 1라운드에서 탈락하기는 1950년 브라질월드컵때 이탈리아, 1966 년 잉글랜드월드컵때 브라질에 이어 이번이 3번째이고 햇수로는 36년만이다. 더욱이 프랑스는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 티에리 앙리(아스날) 등 막강 화력을 보유하고도 전대회 우승팀이 1골도 넣지 못하고 1회전에서 탈락한 첫 사례로기록되는 치욕도 맛봤다. 사실 컨페드컵에서 우승한 뒤 거칠 게 없어 보였던 프랑스의 이 같은 '재앙'은슈퍼스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이 개막 직전 왼쪽 대퇴사두근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예술축구의 지휘자' 지단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프랑스는 지단이 빠지자 `이빨빠진 호랑이'가 됐고 본선무대를 처음 밟은 세네갈과의 개막전에서 0-1 패하는 이변의 드라마 제물이 된데 이어 우루과이전에서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단은 이날 덴마크와의 최종전에 나왔지만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상태였고 상대의 밀착마크가 계속되면서 명성에 걸맞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또 우승가도에 도취된 자만심과 노쇠된 포백수비 라인을 제때 물갈이하지 못한점도 참담한 성적을 부른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역대 대회 우승팀의 다음대회 성적 ▲1회 : 우루과이 →불참 ▲2회 : 이탈리아 →1위 ▲3회 : 이탈리아 →1회전 탈락 ▲4회 : 우루과이 →3위 ▲5회 : 서독 →3위 ▲6회 : 브라질 →1위 ▲7회 : 브라질 →1회전 탈락 ▲8회 : 잉글랜드 →8강(2회전) 진출 ▲9회 : 브라질 →4위 ▲10회: 서독 →8강 진출 ▲11회: 아르헨티나 →12강(2회전) 진출 ▲12회: 이탈리아 →16강(2회전) 진출 ▲13회: 아르헨티나 →2위 ▲14회: 서독 →8강 ▲15회: 브라질 →2위 ▲16회: 프랑스 →1회전 탈락 (인천=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