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E조 예선경기에서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미로슬라프 클로제(24.카이저 슬라우테른)는 독일 "전차군단"을 이끄는 신예 스트라이커. 클로제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 20분과 25분,후반 25분에 헤딩으로만 골을 터뜨리며 쉴새없이 상대 문전을 유린했다. 그는 3개의 헤딩골 외에도 카르스텐 양커(28.바이에른 뮌헨)에게 찔러주는 절묘한 어시스트로 독일의 8대0 대승을 주도했다. 클로제는 이날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지 불과 13경기만에 11골을 넣는 기록도 세웠다. 비록 전력 차가 나는 팀과의 경기였지만 수비수들 사이를 순간적으로 솟구쳐 올라 빠르게 날아오는 센터링에 머리를 정확하게 갖다대는 "킬러 본능"은 단연 일품이었다. 근래 월드컵 득점왕이 6골 정도에서 결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첫 번째 경기에서 3골을 잡아낸 클로제는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떠오른 셈이다. 현재 2골을 기록중인 덴마크의 욘 달 토마손(26.폐예노르트)을 제치고 이미 득점왕 선두에 올라있는 상태. 독일 프로축구 카이저 슬라우테른 소속인 클로제는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5경기에서 2골을 잡아내 일찌감치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예고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지난 2월14일 이스라엘과의 평가전에서. 당시 3골을 터뜨려 팀의 7대1 승리를 견인했다. 1일 월드컵 무대에서의 헤트트릭은 정확히 석달 보름만에 다시 작성된 대 기록이다. 클로제는 이날 숨은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월드 스트라이커"로서의 데뷔전을 훌륭하게 치렀다. 세대 교체로 젊어졌다는 평가와 함께 상대 문전을 책임질 만한 선수가 없어 "녹슨 전차"란 오명을 안았던 독일은 클로제의 화려한 등장으로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82cm, 74kg의 균형잡힌 체격을 지닌 클로제는 힘과 점프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골 감각을 갖고 있다. 양발을 모두 쓰며 수비의 뒤를 순간적으로 파고들어 패스를 받는 감각 또한 탁월하다는 평가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