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최민식.안성기씨가 전세계 영화인들이 꿈꾸는 칸영화제의 상징 '레드 카펫'을 밟았다. 22편의 경쟁부문 상영작 가운데 마지막으로 '취화선'의 공식 시사회가 열린 25일(현지시간) 오후 10시 주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 안팎은 다소 들뜬 분위기였다. 영화관계자 및 기자, 일반 관객 등 2천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이날 시사회는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조선시대 말 격변기를 살다 간 천재 화가 장승업의 섬세하고 유려한 붓놀림과 그의 예술혼,여백미가 가득한 동양화와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담은 빼어난 영상미는 1시간 59분에 이르는 상영시간 동안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관객들은 10여분 간에 걸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칸을 처음 찾은 최민식은 눈물을 글썽이며 두 손을 흔들어 환대에 답했다. 매맞아 든 피멍울을 푸는 데 특효약으로 아기 오줌을 가져온다든지 동거녀가 이혼 위자료로 그림을 그려달라는 대목,오원이 화선지에 파묻혀 물구나무를 서는 모습 등에선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프랑스 리베라시옹지 영화담당 기자는 '아름답다'는 말로 소감을 압축했다. 한국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영화 애호가 자크 귀그노씨는 "한국의 산하가 영화에 그대로 담겨 있다"며 "영화속 그림들은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조감독 토마스 게야르씨는 "편집이 전형적인 양식을 벗어나 매우 역동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나 '천주교 박해''갑신정변''동학혁명' 등 역사적 사실과 전문미술용어 등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칸영화제는 현지 시간으로 26일 밤 수상결과 발표와 함께 폐막식을 갖는다. 칸=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