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통상 문제로불편한 관계임을 인정하면서 미국이 "병든 코끼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EU의 파스칼 라미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과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및 농업보조금 대폭증액 때문에 미-EU 관계가 불편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특히 최고 3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있도록 한 철강 세이프가드에 EU가 큰 불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EU측은 이날 제네바의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열린 회동에 참석해 내달 3일 소집되는 분쟁중재패널 회동에서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가 다시 거론되도록 할 것임을 밝혔다고 EU 소식통이 전했다. 라미 위원은 "미국이 신경이 곤두선 병든 코끼리 같은 꼴"이라면서 "그들이 필요한 것은 맹방이지 부하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U의 역할은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함께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지 "워싱턴에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라미 위원은 부시 대통령이 22일 시작되는 유럽 순방에서 대EU 통상 마찰과 관련해 양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의 참모 대부분이 타협적으로 보이는 것이 유약함을 내비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지적했다. EU는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와 농업보조금 증액이 미국이 주도해온 자유무역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파리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