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은 13일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큰 차별성이 없는 '노선버스'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선버스들끼리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이날 금융감독원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모임에서 "중소형 또는 대형 증권사와 합병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투자은행은 단순히 외형의 성장만을 가지고 되는 게 아니고 직원들의 실력,회사의 노하우 등이 쌓여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증권사들은 고객의 이해관계와 대치되는 약정 올리기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런 증권사들은 언젠가 도래할 증권업계의 겨울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사장은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은 시장의 힘에 의해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감독당국은 위탁수수료 위주의 편향된 증권업계의 수익 기반 개선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워버그증권의 삼성전자 리포트 파문과 관련,"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애널리스트의 실수에 가까운 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황 사장은 "일류 증권회사가 자기상품이나 애널리스트 개인의 이해관계 때문에 리포트를 작성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면서 "다만 6개월이나 1년 전망치를 두고 작성한 리포트가 단기간 대폭 수정된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