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12일 한미관계에 대해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로 갈 만큼 경제와 안보환경이 변화했다"며 "(대통령에) 노무현이 되든 다른 사람이 되든 한미관계가 좀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 "노태우 대통령 시절까지는 미국 입장의 일방적인 관철시대였고, 김영삼 대통령 때는 정서적으로 김영삼 대통령의 자주적목소리가 있었지만 실제 내용에선 한국의 주도권이 관철되지 않고 다소 오락가락 했으며, 김대중 대통령때는 원만한 관계속에서도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는 지도자의 성격차이도 있지만 시대적 흐름의 차이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미관계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점'에 대해 노 후보는 "한미공조와 동맹관계를 존중하면서도 대북관계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철수나 존재부정 등은 생각하지 않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지금도 필요하고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다만 10년전약속한 대로 용산기지를 이전한다든지, (한미행정협정을) 일본과 독일 수준으로 개정해 나간다든지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관계는 현실주의라든지 국가이익이 기본"이라며 "국제관계에선 세계의 가치변화와 국제관계 조류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관계에 대해 노 후보는 "정치적으로 잠재적 적대관계이지만, 민족적 관점에서 화해와 협력을 통해 동반자적 관계가 돼야 하며 이에 적합하도록 생각과 말을 다듬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근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미국은 한국의 새 지도자군이 한국에서의 미국의 전통적 역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한미관계를 재정립하려 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노 후보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