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일변도의 대(對)팔레스타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8일 유대인 정착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민족종교당(NRP)의 에피 에이탐(49) 신임 당수 등 3명을 연정의 새 각료로 임명함으로써 우경화 입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샤론 총리는 이날 예비역 장군인 에이탐 NRP당수와 라비 이츠하크 레비, 다비드레비 전 외무장관 등 3명의 새 각료 명단을 크네셋(의회)에 제출하면서 에이탐 당수와 레비 전 장관은 군사작전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결정하는 보안내각의 업무도 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3월 거국 연정의 수반으로 취임한 이래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를 주장하는 노동당과 극우 민족주의 정당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이념적 색채의 정부를 이끌어 왔으나 잇따른 팔레스타인 자살폭탄테러 이후 지난 달 29일부터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도시들에 대대적인 군사공세를 퍼부어 왔다. 샤론 총리의 이번 새 각료 임명은 그렇지 않아도 우파정권과의 정권 공유를 둘러싸고 내분이 일고 있는 노동당의 분열을 더욱 부추길 요인으로 보이나 노동당은 위기의 순간에 정권에서 이탈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에 당장은 반대 움직임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무임소 장관으로 보안업무를 맡게 될 에이탐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포함한 성경시대의 이스라엘 즉, `에레츠 이스라엘(Eretz Israel)' 복원을 주장하는 초강경파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가련한 암살범'으로 부르는가 하면 팔레스타인 국가는 요르단 하나로 충분하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언젠가 이스라엘 총리가 되겠다는 야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군 내부에서는 드문 골수 종교파인 에이탐은 지난 2000년 중장 승진이 좌절된 뒤 `좌파정부의 명령을 받기 싫다'는 이유로 퇴역했으며 시온주의를 표방하는 단체 `마임'(통일유대운동)을 창설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미국을 모방한 서구적, 진보적, 민주국가가 되는데 반대하면서 "유대인의 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부츠에서 자라 철저한 종교교육을 받은 에이탐은 레바논 주둔 이스라엘군에서 지휘관으로 복무했으며 지난 76년에는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이스라엘 인질들을 구출한 특공대의 일원이기도 했다. (예루살렘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