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풍부한 유동성과 국내외 호재를 받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기관화 장세'가 연출되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경계성 매물을 소화하고 있다. 수급 장세가 펼쳐지는 가운데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두단계 상향조정, 양호한 산업활동 동향 등이 호재로 나오며 900선 안착을 지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풍부한 유동성 등을 기반으로 한 수급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면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으나 모멘텀은 약화되고 주가도 다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장은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과열권에서 분출이 나타날 것"이라며 "어깨에서 판다는 생각으로 조정을 대비하면서 매도 시점을 저울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5분 현재 909.82로 전날보다 7.36포인트, 0.82% 올랐다. 종합지수는 한 때 914까지 치솟았으나 소폭 되밀렸다. 코스닥지수는 0.48포인트, 0.52% 높은 93.58을 가리켰다. 이날 증시는 종합지수 900선 안착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개장 전 호재성 뉴스가 나오면서 급등 부담을 덜어냈다. 뉴욕증시가 이틀째 오름세를 유지한 데다 산업경기가 호조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감소했다. 그러나 설날 연휴의 위치이동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올들어 단단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Baa2에서 A3로 두단계를 전격 상향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했다. 이미 여러 차례 써먹은 재료여서 반응은 크지 않았지만 한단계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상황에서 두단계를 전격 상향조정,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악재도 만만치 않아 추가 상승은 소폭에 그치고 있다. 128메가SD램 가격이 개당 3.50달러선 아래로 떨어지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26달러에 육박했다. 또 장미디어, 아라리온 등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당분간 증시는 기관이 주도하는 수급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자금이 증시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대규모 매도 공세를 일단락 지은 외국인은 부활절 휴가를 앞두고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수차익거래잔고가 1조원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한 폭발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상승 흐름에 동참하면서 차익실현 시점을 탐색하는 한편 기관 선호주와 수출관련주 중심으로 거래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상당한 호재이지만 현 지수에 올라오기까지 모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국민연금 투입, 보험사 등의 다음달 신규 자금 배정 등을 감안할 때 기관화장세가 연장될 공산이 크다"며 "가격부담이 있더라도 시세를 내고 있는 기관선호 종목 위주로 매매하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