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저축은행들이 소액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의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비중을 줄이기 시작, 향후 서민금융 판도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중순부터 소액대출 영업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둬온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이 상품의 부실비율이 10%대에 이를 정도로 높아지자 이달들어 위험(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반면 지방 저축은행들은 소액대출영업의 수익성에 뒤늦게 주목, 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포항의 대아저축은행은 지난달부터 소액대출영업을 시작했다. 영업 두달만에 이 저축은행의 소액대출잔고는 4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경남의 한나라저축은행도 지난달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영업을 개시, 현재 1백70억원의 대출잔고를 기록중이다. 이밖에 고려.매일.전주(전북).한마음(부산).창업(광주)저축은행 등도 올들어 경쟁적으로 소액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좋은저축은행 최종욱 전무는 "지난해까지 소액대출상품을 취급한 저축은행수가 20개에 못미쳤으나 이달들어서는 67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스위스(서울) 푸른(서울) 좋은(서울) 협신(분당) 등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대출심사기준을 까다롭게 설정, 소액대출액을 줄여 나가고 있다. 지난해 '체인지론'이란 소액대출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달들어 하루평균 소액대출 규모를 작년말(5억원)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1억∼1억5천만원으로 줄였다. 좋은저축은행도 지난달까지 20억원에 달했던 하루평균 소액대출규모를 이달들어 2억원 안팎으로 크게 축소했다. 푸른저축은행의 하루 대출액도 이달들어 평균 6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2억원가량 줄었다. 김광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은 "저축은행들이 소액대출영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면서 여러군데에서 돈을 빌리는 다중채무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부실에 대한 대책없이 소액대출 확대에만 치중하다간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