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열풍으로 한층 주가를 높인 아이템이 바로 데님이다. 편안하면서도 자유로운 진의 매력이 캐주얼의 정서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 몇년째 인기를 더해온 데님은 세계적으로 "스포티시즘"이 패션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청바지,청자켓등 정통 아이템은 물론이거니와 비즈니스 수트,원피스,바바리 등 정장에서 가방,시계,신발 같은 패션 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해 패션리더를 매료시키고 있다. 올 봄 진브랜드를 포함한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내놓은 데님류는 "소재적 진화"가 두드러진다. 진이 거칠고 뻣뻣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뉴 데님'이 대거 등장했다. 텐셀을 혼방한 특수가공으로 진의 고유한 느낌을 그대로 갖고있으면서도 맨살에 닿는 감촉이 실크처럼 부드럽다. 스트레치 소재를 섞어 신축성을 높이거나 면과 폴리에스테르 혼방으로 광택을 부여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소재가 더욱 얇아져 몸의 라인을 늘씬하게 드러내는 특징도 두드러진다. 1960~70년대 복고풍 스타일이 강세다. 다소 낡고 바랜 듯한 색상에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연출하는 "내추럴 에이징 룩"이 두드러진다. 다리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슬림 피트와 밑단이 살짝 넓어지는 팬츠가 인기를 얻을 전망. 8부나 9부 길이의 깡총한 길이도 많이 나와있다. 커팅도 달라졌다. 옆선이 일자로 떨어지는 스트레이트 진은 재미없다. 진의류도 디테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옆라인이 바지 앞면으로 마구 뻗어오거나 앞면을 절개해 조각보처럼 이어붙인듯한 디자인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랫단도 비대칭 라인이 주목받는다. 리바이스의 신상품 엔지니어드 진도 이런 맥락에 있다. 코디에 따라 정장이나 캐쥬얼로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어 진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스니커즈와는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청스커트는 얌전한 스타일보다는 치마폭을 이리저리 이어붙이거나 밑단이 사선으로 기울어지는등의 독특한 디자인을 시도해볼 만 하다. 리바이스의 제품구매팀 최진호 과장은 "올 봄 패션의 키워드가 낭만주의와 복고풍인 만큼 진과 여러 가지 아이템을 매치시켜 로맨틱 히피나 에스닉 스타일을 연출해 볼 만 하다"고 조언한다. 꽃그림이나 비즈로 장식된 데님재킷에... 집시풍 치마를 입으면 로맨틱한 히피로 변신할 수 있다. 꽃무늬 플레어 스커트나 에스닉 문양의 스커트도 멋지게 어울린다. 하늘거리는 쉬폰 블라우스에 몸에 달라붙는 바지를 함께 입으면 부조화속에서 개성있는 멋이 있다. 정장 가죽 자켓과 구제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신으면 도시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화려한 프린트 티셔츠나 가슴이 깊이 패인 V넥 니트에 달라붙는 진을 받쳐입으면 섹시한 매력을 한껏 살릴 수 있다. 블루진,블랙진 토트백,쇼울더백,크로스백,백팩도 데님패션을 받쳐주는 감각 만점의 소품들이다. 단,블루진 자켓에 블루진 팬츠등 아래위를 데님으로 빼 입는 것은 자칫 촌스러워 보이기 쉬우니 주의할 것.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