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씨가 각종 금융비리에 대한 보호막을 치기 위해 정.관계를 상대로 벌인 로비의 실체가 특검수사 막바지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씨의 로비내역에 대한 특검수사가 급진전된데는 그동안 이씨의 각종 비리에 개입한 뒤 잠적, 수배를 받아오던 ㈜레이디가구 실소유주 정모씨와 KEP전자 이사를 지낸 이씨의 동서 김모씨가 특검팀에 잇따라 검거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씨의 자금관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정씨의 경우 G&G계열사의 전환사채(CB)발행 및 인수 과정에서 주간사 알선 등을 도맡아하며 금융기관 로비 창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나고 있다. 정씨는 99년 8월 KEP전자가 1천700만달러 상당의 해외CB를 발행할 당시 J종금이 1천200만달러 어치를 인수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는 등 G&G 계열사 2-3곳의 CB발행을 도와주고 이씨로부터 로비자금조로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팀은 정씨가 받은 로비자금이 편법 내지는 불법적인 CB발행 및 인수와 관련해 금융기관 임.직원들에게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자금의 용처를 추적중이어서 상황에 따라선 금융권을 중심으로 추가 사법처리 대상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검팀은 이씨의 동서인 김씨에 대해서도 이씨 로비의 주역 중 한명이라는 심증을 굳힌 채 결정적 단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씨는 99년 10월 KEP전자의 분식회계 적발시 세무당국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혐의 외에 이씨의 서울 여의도 모계열사 사무실을 거점으로 여권 실세들에게 돈을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또 다시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가 이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이씨의 비자금 중 일부를관리해왔으며, 이 계열사는 KEP전자의 매출을 끌어올리고 주가를 조작하는데 활용됐다는 첩보에 상당한 신빙성을 두고 정.관계 로비의혹에 접근하고 있다. G&G 계열사의 주가조작 등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무마를 위한 이씨측의 로비의혹도 김영재씨가 이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실체에 한발짝 더접근하는 양상이다. 특검팀은 H증권 안모 사장이 이씨의 돈을 김영재씨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정황과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는 등 김씨를 추궁할 단서를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명간 김씨를 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막판에 이씨의 로비의혹을 입증할 진술이나 단서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최대한 수사력을 집중, 이씨 로비의 전모를 파헤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