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을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유통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반도체업계와 용산전자상가, 서울시내 전자대리점 등에 따르면 올들어 국제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이 초강세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D램 모듈(여러개 메모리제품을 필요에 따라 묶은 형태)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에 위치한 반도체 유통업체 ㈜그리고의 경우, 올해초 3만원에서 출발한 128메가 D램 모듈 가격이 8일 현재 5만9천원으로 배 가까이 올랐다. 작년 최저가격(1만3천원)과 비교하면 4.5배 오른 셈이다. 작년 4만원선에 거래되던 256메가 D램 모듈도 연초 9만원대로 치솟았다가 이달현재 다시 11만3천원으로 뛰어올랐다. 삼성전자[05930]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삼성광전도 128메가 D램 모듈이 작년 10월30일 1만1천800원에서 올해초 3만7천원으로 오른데 이어 8일 현재 5만6천원으로넉달만에 4.7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56메가 D램 모듈도 작년 10월30일 2만3천800원에서 올해초 6만6천500원, 이달현재 10만7천원으로 상승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D램 제품 수요가 기존 일반 싱크로너스 D램에서 차세대 고성능 DDR(더블데이터 레이트) SD램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두 제품의 판매비중이 50:50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여의도에 위치한 ㈜무진전자는 128메가 D램 모듈 가격이 올해초 3만3천원에서 57% 가량 오른 5만2천원대에 형성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유통가격은 이달중 국제 현물시장의 D램 현물값 추이에 따라 조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는 D램 현물값이 지나치게 단기급등한데 따른 중간 브로커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수요측면에서도 아직까지 충분한 매기가 형성돼있지 못하다는 분석에따른 것이다. 한 유통업체 메모리담당 직원은 "전체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확산돼있지만 곧 조정을 받을 것이란 회의론도 많다"며 "이번달이 현물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할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