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쌀농사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벼 수매량을 늘리고 쌀 유통채널과 소비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얼굴있는 브랜드 쌀 발굴에 나서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함께 영농자금의 지원을 늘리고 소비지 쌀판매 확대유도,범국민 쌀소비 촉진캠페인 등 간접적인 지원 방안도 적극 강구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WTO협정에 따라 정부의 쌀수매물량 감소가 불가피해 정부와 농민의 중간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벼 수매량 확대=농협은 벼매입량 확대를 쌀농사 지원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수확기 농민들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보장하는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농협(단위조합포함)은 쌀수매량을 해마다 크게 늘려 왔다. 95년 58만여석에 불과하던 벼 매입량은 지난해말 현재 8백36만석으로 14배가량 늘어났다. 이 기간 정부수매량이 9백54만석에서 5백75만석으로 40%가량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농협은 93년부터 정부수매정책의 보조 개념으로 농민들이 생산한 쌀을 비싸게 사주는 차액수매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또 작년부터는 수확기농가벼를 시가로 매입해 시가로 방출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이에다 쓴 돈은 총9천억원에 달한다. 미곡종합처리장 확충=농협은 미곡종합처리장 사업을 통해 쌀 생산원가를 낮추는 대신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곡종합처리장은 벼생산 가공처리 공장으로 수확한 벼를찌어 포장까지 마치도록 하고 있다. 이 시설은 91년 2개소에서 지난해말 5백29백개소로 늘어났다. 이 사업은 계약재배를 통한 산지직거래를 가능케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벼 생산 및 유통을 공산품 개념으로 접근해 노동력과 비용을 줄이는 대신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지난해 미곡종합처리장 경영지원으로 1백90억원을 투입했다. 농협은 앞으로 종합 정보 네트워크도 구축해 벼수매 재고량 가공 판매 경영손익등 정보를 공유토록 해 경영효율성을 크게 높이기로 했다. 브랜드 쌀 발굴=얼굴있는 쌀을 만들어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적극 펼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군별로 가장 밥맛이 좋은 대표품종을 지역 브랜드 쌀로 선정하고 품종별 구분수매와 보관,가공을 통해 쌀의 질을 보장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품질 쌀 재배기술 보급 및 지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매년 쌀 작목반장 3백여명을 대상으로 시비법 물관리 병충해 방제 등 생산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농협은 또 희망 시군의 10여개 농협을 선정해 저리 자금을 융자해 줘 고품질 쌀생산 시범단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영농자금 및 자재지원=농업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획기적인 조건으로 빌려줌으로써 쌀 재배농가의 경영 안정 및 영농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농업경영 특별자금 3천5백억원을 4.5%의 저리로 지원했다. 자금상환기간도 기존보다 2개월을 더 연장하기도 했다. 자재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농협 중앙회는 단위농협에 수매벼를 출하하는 56만9천 농가에 벼포대를 무상 지원했다. 벼포대 수량은 2천5백만매로 1백억원어치다. 또 지역농협 1천2백여개소를 통해 9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천8백억원어치의 영농자재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쌀판매 확대=대형 유통업체 양곡 바이어와 농협쌀 판매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 개최 등을 통해 쌀 판로를 늘리고 있다. 할인점 백화점 쇼핑몰 등과 손을 잡고 유통채널을 확대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맞춤쌀(혼합쌀)등 중저가 상품 개발로 대량 수요처나 식자재업체등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농협은 이와함께 PB상품 등 전략상품을 개발해 할인점 유통망도 뚫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능성 쌀 개발사업도 지원하고 유기농쌀 전문판매코너도 확대하고 있다. 쌀주문 전용전화(1588-3100)를 운용해 전국 어디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배달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 하나로 클럽을 통한 쌀 판매를 강화해 99년 8억원이던 실적을 작년 3백56억원으로 끌어 올렸다. 쌀소비 캠페인주도=농협은 쌀소비 촉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운동,쌀 한포대 더사기,소비확대 심포지엄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아침밥 먹기캠페인은 전국민의 35.1%가 아침 밥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한 것.지난해 초부터 이 캠페인을 펼쳐 쌀소비 증대와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2001년 9월부터 12월 말까지 추진한 쌀한포대 더사기운동을 전개해 29만포(20kg)를 팔아 1백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저축상품과 연계한 쌀 소비촉진 운동을 전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쌀 사랑예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이저先贊걋?1천만원 이상 신규가입한 고객에게 4kg짜리 햅쌀을 사은품으로 주는 것. 40일간의 짧은 기간에도 1조원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