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피해가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엔화 약세에 따른 산업별 영향과 대책'에 대한 보고서를 각각 내고 엔저현상이 계속될 경우 주력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조선 철강 중소형자동차 등이 일본산보다 가격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백엔당 원화가치가 1천원을 넘어야하지만 현재 환율은 손익분기점인 9백∼9백50원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업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엔저현상이 수주가격을 2.4∼10%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엔화 약세 덕분에 이 기간동안 우리보다 3.7배 많은 물량을 수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대비 엔화환율이 1% 상승할 때마다 우리의 선박수출은 1.47%씩 줄어든다. 한국차는 일본차보다 10∼15%의 가격경쟁력 우위를 점유하고 있지만 달러당 엔화가치가 10% 더 하락하면 3∼4개월 시차를 두고 수출은 2%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철강은 납기 수주조건 마케팅 등 비가격경쟁력면에서 일본보다 열세이므로 엔화가치가 더 떨어지면 일본 및 제3국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상의는 이에 따라 선박전용 금융시스템 도입(조선)과 해외 바이어 초청 확대 등을 통한 국산 인지도 제고(일반기계),수출입관련 금융애로 및 외환수수료 절감방안 마련(석유화학),대일 의존도 경감(전자) 등 대책을 세워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전경련은 1백엔당 1천원을 밑도는 상황이 오는 6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해외건설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컴퓨터 반도체 섬유 석유화학 등은 일본과의 경쟁이 적어 엔저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