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朴智元)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2개월20여일만에 다시 청와대 정책특보로 컴백함으로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박 특보는 현정권 초대 공보수석을 거쳐 지난 99년5월 문화관광장관으로 입각했다가 지난해 3월 정책기획수석에 기용됨으로써 22개월만에 청와대로 돌아왔었다. 그러나 박 특보는 지난해 11월 김 대통령이 `당.청 쇄신파동'' 끝에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하자 같은 날 미련없이 청와대를 떠났다. 김 대통령이 박 특보를 재기용한 것은 청와대의 내각 장악력을 높임으로써 임기말 국정을 철저하게 챙겨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청와대의 `무기력증''을 해소하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 체제가 출범한 후 청와대는 내각에 대한 장악력과 청와대 내부의 기강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 특보는 특히 공보수석과 정책기획 수석 등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홍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29일 김 대통령의 박 특보 재기용 배경에 대해 "신임 공보수석, 국정홍보처장과 함께 박 특보가 새로운 공보라인을 형성, 정책공보를 보강하기 위한것"이라며 "박 특보는 앞으로 국정현안을 두루 챙기면서 공보업무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보의 향후 역할에 대해 경제는 전문가인 전윤철(田允喆) 비서실장에게 맡기되, 그외의 분야는 박 특보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는 `전윤철-박지원'' 투톱시스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이미 천명한 대로 청와대비서실에 `정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박 특보가 정치특보가 될 것이라는 것은 `기우''"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당초 박 특보를 청와대 비서실장에 기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민주당내 쇄신파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이 카드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특보의 재기용에 따른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야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박 특보가 그동안 해온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당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설 것인데도 재기용하는 것이 걱정스럽고 이해할수 없다"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