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4.5%대로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삼성경제연구소가 16일 밝혔다.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최근 경기 흐름과 산업동향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이같이 전망하고, 업종별로 조선과 이동통신, 유통업은 호조를 지속하지만 반도체는본격적인 경기회복이 불투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 테러사건 이후 위축됐던 소비가 자동차와 TV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반도체 생산이 확대되면서 경기는 지난해 3.4분기에 저점을 통과한 후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 테러 종식과 반도체가격 상승 조짐, 유가 안정세 등 대내외 여건이전반적으로 개선돼도 국내 선거와 엔화 약세, 미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경기불안 요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의 향후 경기 흐름은 급격한 `V''자형보다는 `U''자형의 완만한 회복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권 연구원은 내다봤다. 가구당 가계신용 잔액이 지난해 9월말 현재 2천2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증가해 소비 증가의 걸림돌이 되고, 주택보급률 상승과 주택시장 안정 대책으로 건설경기도 큰 폭으로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엔저 악재로 자동차와 조선, 가전제품의 수출 애로가 예상되지만 교역조건 개선효과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도 감소세는 벗어나지만 대기업의 보수적인투자 자세로 역시 소폭 증가에 그친다는 전망이다. 산업별로 조선과 이동통신을 포함, 가전업과 유통업도 경기회복 심리에 힘입어`W''자형의 회복세를 보이고 자동차와 주택은 북미지역 수출 증가 및 저금리, 부양책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반도체 산업은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공급측면의 요인인데다 PC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동통신업은 국내외 여건이 좋은데다 CDMA2000 사업전망이 밝아 호조세를 지속하고 조선업도 지난 2000년도에 확보된 사상최대의 건조물량을 바탕으로 올해 건조물량은 작년보다 3.2%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자동차산업은 최근 주문이 늘면서 생산이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세계시장의 수요 감소와 엔저로 수출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가전업은 지난해 11월 이후 내수와 수출이 동반 상승 추세를 타면서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유통업은 지난해 4.4분기 이후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이 늘고 TV홈쇼핑 등 무점포 유통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엔화 약세에 따른 내수산업의 반사이익으로 경기 호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