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을 움직일 미래의 핵심 트렌드는 무엇일까. 어떤 시장이 가라앉고 어떤 시장이 떠오를 것인가. ''마켓쇼크''(토드 부크홀츠 지음,이기문 옮김,바다출판사,1만2천원)에 해답이 있다. 저자는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 경제 트렌드 전문가. 시장의 판도변화를 잘 읽어내기로 유명한 그는 앞으로 몇 년에서 수십년까지의 지구촌 경제기상도를 보여준다. 그의 단기 예측은 일단 우울하다. 고령화 사회는 정부 재정을 파산시키고 유럽연합은 해체될 것이며 범죄율은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IT와 생명공학은 대부분 거품으로 판명되리라는 얘기도 들어있다. 중국 공산당은 더 이상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통제하지 못해 체제붕괴에 직면하게 되고 미국의 인종갈등도 심해져 유혈충돌이 난무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도 큰 문제다. 그러나 저자는 모든 위기에 기회가 함께 있다는 진리를 새삼 일깨운다. 이 책의 부제 ''글로벌 시장을 움직일 9가지 미래 트렌드''처럼 투자자의 입장에서 유망산업을 하나씩 조명한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일종의 ''심리 처방''과도 통한다. 갈수록 늘어나는 이민자들로 사회문제를 겪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 방송 미디어 산업과 내집마련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심리를 노린 부동산업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일본에서는 방위산업과 석유·천연가스 관련 기업,건강관리 사업에 돈이 몰릴 것으로 본다. 노령화로 거대한 도넛이 돼버린 일본이 본토를 다시 한번 경제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맛있는 젤리를 채워넣으려는 ''젤리 도넛 전략''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부의 축적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사치품에 과감히 지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소다수와 화장품,육류시장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미국과의 인권문제나 무기판매,대만관계 등으로 틈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유럽과 일본의 경쟁기업들에도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한다. 10년내 세계적으로 범죄가 증가할 것이므로 도난경비·보안서비스 산업도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지목한다. 생명공학 중에서는 노화방지 및 치료법,알츠하이머병 연구,장기이식 및 배양 기술,유전자 치료약품,로봇·컴퓨터 이용 수술법,주사기를 대신한 흡입기 등을 유망 분야로 꼽았다. 저자가 비관적인 예측을 충분히 소화한 다음에 제시하는 낙관론의 지름길을 따라가다보면 미래의 틈새시장과 황금노선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