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28)의 새 둥지를 향한 여정은 지난달 6일(이하 한국시간) 자유계약선수(FA) 공시 신청서를 내면서 시작됐다. 박찬호가 이적할 팀의 조건으로 내건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능한 전력일것 ▲편하게 야구할 수 있을 것 ▲실력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해줄 것 등 3가지. 지난달 20일까지 원 소속팀 LA 다저스와 우선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교감을갖지 못한 박찬호는 이후 메이저리그 전 구단과 접촉을 하며 본격적인 새 팀 물색에들어갔다. 에이전트인 메이저리그의 큰손 스콧 보라스도 '박찬호 X-파일'을 작성해 활발한물밑 활동을 펼쳤다. FA 시장이 막 개장한 지난달 말 박찬호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으로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뉴욕 메츠, 시애틀 매리너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8개 구단이 꼽혔다. 하지만 구단주들이 2개 구단을 퇴출시키기로 결정하면서 FA 시장은 급속하게 얼어붙어갔고 평균 연봉 1천700만달러에 7년 내외의 장기계약을 원하는 FA 투수 최대어 박찬호에게 선뜻 입질을 보내는 팀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사상 최고액 계약이 이뤄졌던 윈터미팅(12월10일∼14일)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져 박찬호 영입에 대해서는 별다른 소문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이 기간에 메츠와 보스턴 등 박찬호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구단들이 줄줄이 투수력을 보충, 박찬호 영입 가능 구단 목록에서 하나씩 지워졌다. 윈터미팅이 끝날 무렵 다저스가 박찬호에게 다시 관심을 보이면서 이적 가능성이 있는 팀은 다저스와 텍사스로 좁아졌다가 다저스가 노모 히데오를 데려오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사실상 박찬호가 옮길 수 있는 팀은 텍사스만 남았다. 이 때부터 보라스와 텍사스의 물밑협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텍사스가 21일개막전 선발투수인 릭 헬링 등 4명의 투수를 내보내면서 박찬호의 텍사스행은 기정사실화됐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박찬호는 FA 공시를 신청한 지 46일만에정들었던 다저스를 떠나 텍사스에서 제 2의 야구인생을 맞게 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