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도올 김용옥씨의 TV강의 에 대해 '소인(小人)이 군자(君子)를 강(講)하는 시대'라는 칼럼을 일간지에 기고, "도올의 해석은 공자에 대한 모독이고 공자를 숭앙하는 모든 선비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던 서지문(고려대 영문학과) 교수가 해설서를 펴냈다. 「서지문 교수와 함께 영어로 배우는 논어」(전2권.창작시대)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원문 해설에 이어 서구의 선교사나 동양학자들의 영역본 에서 선별한 영역문장을 덧붙여 놓은 것이 특징이다. 최초의 영역서인 영국인 선교사 제임스 레그의 「Confucian Analects」(1861)를 비롯해 라이오넬 자일즈의 「The Sayings of Confucius」(1907), 고 변영태(전 국무총리)씨의 영역본 「The Analects of Cinfucius」(1960) 등 14종의 영역본이 인용됐다. 서 교수는 의 학이(學而)편에서 요왈(堯曰)편까지 전20편의 원문 중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고 자주 생각했던 구절만 발췌, 전체 3분의 1가량을 해설했다. 서 교수는 "이른바 '논어논쟁'에 휘말리게 되어 를 몇 번씩 다시 읽고 가지고 있던 영역본도 검토해 보면서 서양학자들이 '공자'라는 인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느낌, 그리고 의 말씀과 개념들이 영역자들에 따라 옮겨진 차이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고 의 영역본 소개 이유를 밝혔다. 서 교수는 또 "라는 텍스트만으로 공자를 해석한 서양학자들은 '자격을 갖춘 관료가 나라를 통치해야 한다'는 공자의 사상을 높이 평가하면서 공자를 '서구민주주의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으로 표현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김용옥씨에 대해서는 칼럼 기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무리한 해석으로 공자를 비하하고, 자기 선전의 소도구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가했으나 "동양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환기시킨 측면의 (순)기능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책은 서구 학자들이 갖는 공자 및 에 대한 평가를 영문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점에서는 돋보이지만, 에 대한 시중 해설서들의 시각과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소간 아쉬움이 남는다. 각권 320-352쪽. 9천500-1만500원.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