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나흘 연속 오르며 72선을 돌파했다. 지난주말 미국 주요지수 동반 상승과 경기회복 기대감, 그리고 9조4,000억원대의 고객예탁금이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종목 차별화가 심화되며 지수관련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주변 개별주는 소외돼 개인 체감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거래소 증권, 건설, 은행 등 대중주 급등에 관심을 빼앗기며 오후들어 실망 매물로 하락종목수가 상승종목수를 앞질렀다. 거래소 추이를 지켜보면서 지수관련주와 덜 오른 실적 우량주 중심의 매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코스닥지수는 72.28에 마감, 지난주 금요일보다 1.66포인트, 2.25% 올랐다. 지난 7월6일 74.08 이래 최고치다. 코스닥선물12월물은 3.60포인트 올라 93.15에 마쳤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로 고대해온 시세가 오지않자 개인이 화풀이하듯 주식을 팔고 거래소로 넘어가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IT 실적 개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 거래소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시장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 증권주 시세가 죽어야 덜 오른 종목이 오르는 가격맞추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며 "저가주와 대형주 강세속에 중간 종목의 소외가 심한 양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234억원 순매수하며 이틀째 200억원 이상 매수우위로 시장을 이끈 가운데 개인은 51억원 순매수하며 사흘만에 매수세에 동참했다. 지난 이틀간 순매수 조짐을 보이던 기관은 다시 차익실현에 몰두하며 226억원 순매도로 마쳤다. 건설, 금융, 통신서비스, 인터넷, 디지털컨텐츠업의 상승폭이 컸고 반도체, 통신장비, 운송장비부품 등은 내렸다. 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승종목수가 279개에 그쳐 하락 364개 보다 적었다. 기업은행과 하나로통신이 상한가로 치솟았고 KTF, 국민카드,LG텔레콤 등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이 4~7% 급등해 지수상승의 주역이었다. 엔씨소프트가 6% 올라 닷새연속 상승세로 15만원대 고지에 다가섰고 CJ39쇼핑, 씨엔씨엔터 등 실적주도 관심을 모으며 7~8% 올랐다. 옥션과 에스넷이 상한가에 오르고 이네트, 핸디소프트, 버추얼텍 등이 5~6% 오르는 등 업종대표주가 강하게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강원랜드, 새롬기술, 모디아 등만이 하락세로 마쳤다. 제일창투, CBF기술투자, 옵셔널벤처스 등 금융주와 교보증권이 거래소와 동조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코인이 등록 사흘째 상한가를 이었고 반면 원일정기,디지털텍은 등록 사흘만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퓨쳐시스템이 정보보호전문업체 탈락 충격에 11% 이상 급락했다. 시큐어소프트, 안철수연구소 등은 정보보호업체 선정예고에도 불구하고 재료소진 여파로 동반 하락했다. 이동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물대 상단인 72선을 뚫어 긍정적이지만 가격부담이 높아 이젠 매수보다는 매도시점을 찾아하는 시점"이라며 "거래소 추이를 살피며 추격 매수는 자제하되 더존디지털, 누리텔레콤 등 덜오른 실적주는 아직 매매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매수가 확산되지 않고 일부 종목으로 압축되는 것은 지수부담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주후반 단기조정이 예상되지만 조정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주간으로 75선까지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등 개별주는 이익실현하는 가운데 기관의 순매수 참여를 겨냥해 기관이 선호하는 업종대표주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