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8일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함에 따라 내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엄정 중립을 유지한채 경제, 민생, 남북문제 등 국가적 과제 수행에 전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통령은 국가적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선 야당측의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한나라당의 협조를 유도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현재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는 점을 감안, 정기국회 이전까지는 이한동(李漢東) 내각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한 것은 민주당 내분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뜻도 있지만 경제, 민생, 남북문제 등 주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상시개혁과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회복 ▲서민.중산층 육성을 통한 사회안정 ▲원만한 남북관계 유지 ▲월드컵 대비 ▲내년 양대선거의 공정한관리 등 5대 국정과제 해결에 전력투구할 방침이라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김 대통령도 이날 민주당 당무회의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총재직을 사퇴키로 한 이유에 대해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전개된 초긴장의 국제정세와 경제의 악화에 대처하는데 오로지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기 위해서"라면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에 행정부 수반으로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전념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내달말께 일부 경제팀과 정치인 출신 각료를 포함하는 내각개편을 단행, 면모를 일신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이 야당측이 요구하고 있는 중립내각을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중립내각 구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다음번 개각에서 경제팀과 일부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교체할 가능성은 있으나 야당측이 요구하는 인사를 각료로 발탁하는 등의 중립내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연말 개각을 단행할 경우 이한동 총리의 교체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