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등록) 전부터 화제를 뿌려온 장외시장의 '공룡기업' 강원랜드가 25일 코스닥시장 등록 첫날 시험을 가뿐히 통과했다. 이날 동시호가 직후부터 고가의 사자 주문이 쌓인 끝에 예상대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강원랜드는 이로써 코스닥시장에서 KTF에 이어 시가총액 2위 업체로 부상했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업체라는 태생적 한계로 등록심사 과정에서 재심사를 거치는 등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카지노산업의 성장성을 토대로 우량한 경영실적에 따른 높은 수익성이 부각되면서 등록 이전부터 관련 기업의 테마 형성을 주도하며 증시에 '바람'을 일으켜 최대 관심주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랜드가 엔씨소프트나 안철수연구소 등과 같이 관련 테마는 물론 전체 시장을 견인할 만큼 '파워'를 행사할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강원랜드가 거래 첫날 단숨에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2위 자리에 올라선 것이나 이전 장외시장 거래가격에 비춰볼 때 앞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해 주식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증시 밖에 머물러 있는 대기자금을 상당부분 불러모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또 지난 99년 일반공모에 참여했던 소액주주의 지분비율이 일부 기관투자가를 포함,49%나 된다는 점에서 증시 수급상황을 쥐락펴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디까지 오를까=증권사가 추정하는 적정가는 15만원대에서 24만원대까지 다소 격차가 있다. 특히 국내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데 반해 외국계 증권사들로부터는 우량한 경영실적과 고배당 등이 높이 평가받아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JP모건증권의 경우 이날 강원랜드의 고수익성이 돋보인다며 매수를 추천하면서 목표가를 21만4천원으로 제시했다. 가장 유력한 바로미터는 장외거래 가격이다. 강원랜드는 등록심사 전후 15만원대에서 거래되다 지난 17일 등록심사 통과를 계기로 17만원대로 크게 올라 지난 24일 16만8천원으로 장외시장을 졸업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장외시장의 평균가격인 15만원대까지는 무난하며 20만원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년 전 1만8천원대에 공모에 참여했던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상당수 공모주식이 장외시장에서 손바뀜이 일어난데다 증권사들의 잇따른 '러브콜'로 기대치가 높아져 당분간 매물화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될지도 변수다. 과거 KTF 국민카드 엔씨소프트 안철수연구소 등 대형주들은 외국인의 지분 참여 여부에 따라 주가 희비가 엇갈렸었다. 등록 후 외국인의 지분 변화가 없던 기업들은 초강세를 보이다 급락세로 돌아섰던 것. ◇'강원랜드 효과'=공룡기업의 입성은 여러 측면에서 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우선 수급면에서는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잇따른 신규등록 등으로 한정돼 있는 자금이 강원랜드에 몰릴 경우 다른 종목에 대한 매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조재훈 팀장은 "현재 코스닥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당장은 수급적인 문제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가 벤처기업과 거리가 먼 카지노 업체라는 점이 코스닥시장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애널리스트들도 많다. 지난 99년 공모에 참여했던 주주들의 자금이 차익실현 후 새로운 투자자금으로 전환되면 매수 여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일이지만 강원랜드 주주들이 현금화한 자금은 다른 종목에 대한 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개월 후의 일이지만 코스닥지수에 편입될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KTF의 지수 영향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강원랜드가 안정적인 실적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어 벤처기업의 한계인 실적면에서의 불안정성을 상당히 보완해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