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개막이채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최지 변경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15일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의 입을 통해 각료회의 개최장소가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다른 지역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 졸릭 무역대표는 21개 주요국들이 참석한 싱가포르 비공식 각료회의를 마치고 이날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동지역의 안보적 고려로 인해 각료회의를 예정대로 도하에서 개최할 것인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졸릭 무역대표의 발언은 전날 조지 예오 싱가포르 통상장관이 각료회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전제로 카타르를 대신해 각료회의를 주최할 용의가 있다고 공식적인 의사를 표명한데 뒤이어 나온 것이다. 싱가포르는 WTO체제가 출범한 다음해인 지난 96년 제1차 각료회의를 주최한 바있다. 앞서 스위스는 WTO본부를 제네바에 유치한 국가로서 카타르 주최가 무산되고 각료회의 개최를 희망하는 회원국이 없을 경우를 전제로 `의무이행'을 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제네바의 한 소식통은 "카타르가 개최권을 반납하지 않는 한 각료회의 장소를변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각료회의 개최지 변경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일반이사회에서 전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의결될 수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