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당 5경기씩을 남긴 2001 프로축구에서 송종국(22.부산)과 김용희(23.성남)의 신인왕 다툼이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걸출한 신인공격수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팀에서 수비라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송종국과 김용희가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동국(98년), 이성재(99년), 양현정(2000년) 등 최근 수년간 배출된 신인왕의 면면에서 보듯 득점 및 도움에서 가시적으로 화려한 성적을 올린 선수가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묵묵히 후방을 담당하는 두 선수가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 송종국은 올시즌 아디다스컵을 포함해 31경기에 출장, 공격포인트는 득점 하나에 그쳤지만 주 포지션인 오른쪽 사이드백은 물론 팀에서 공백이 생길때마다 중앙수비수와 미드필더 역할까지 충실히 소화해 내 보이지 않는 팀공헌도가 상당하다. 올들어 국가대표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자신감을 얻은 송종국은 수비수로서의 역할은 물론 유연하고 힘있는 드리블과 전진패스로 종종 찬스메이킹까지 해내며 팀이 올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또 대표팀에서 일약 주전급으로 성장, 인기도 및 지명도에서 탁월하다는 점은 그에게 무게를 싣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송종국의 강력한 경쟁자인 성남의 김용희는 공격수에서 수비수로의 변신에 성공,팀내 수비진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용희는 대학(중앙대)때 공격수로 뛰다 프로에서 수비수로 전격 변신, 빠른 스피드와 강한 체력, 승부근성을 앞세워 성남의 오른쪽 윙백자리에 말뚝을 박았다. 김용희는 별로 크지 않은 체격(178㎝.70kg)이지만 상대 공격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데다 오버래핑과 뒤이은 측면 센터링이 좋아 공격가담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또한 김용희는 11일 현재까지 K-리그 전경기(22경기)에 선발출장, 모두 풀타임을 소화해 내 팀 공헌도면에서는 송종국에게 뒤질 게 없다. 이들과 함께 포항의 김상록(22)도 최근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정규리그 초반 플레이 메이커로 활약하며 시즌 29경기에서 4골-1도움을 기록, 후보군에 올라 있으며 수원의 고졸수비수 조성환(19)도 어린 나이에 수비의 핵인 중앙수비를 맡아 무리없이 소화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고 있다. 한편 이들 개개인의 기량과 함께 `안개정국'인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어느 팀이 우승컵을 차지할 것인지도 신인왕 경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