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TV방송인 CNN이 카타르의 위성TV방송 알 자지라와 독점계약을 맺어 방영한 미군의 아프간 공격상황을 주요 방송들이 불법사용한 것이 미 방송업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CNN은 경쟁방송들이 문제의 아프간 공격 장면을실시간으로 방영한데 대해 특별히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이 문제가 경쟁방송간의 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CNN이 이처럼 관대한 입장을 보인 것은 기본적으로 미군의 아프간 공격 장면의 리얼타임 방영이 '뉴스 보도'이며 국민들에게 뉴스를 알리는 것은 알 자지라와 CNN간의 사적계약, 즉 사익에 우선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앞서 알 자지라는 미국의 CBS, NBC, ABC 등 3대 공중파방송과 폭스TV에 서한을보내 "CNN과 독점사용계약이 이뤄진 알 자지라의 위성방송 화면을 사전허가 없이 불법사용한데 대해 경고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다. 알 자지라는 외국TV방송으로서는 유일하게 아프간으로부터 취재허가를 받아 미-영의 아프간 공격과 그에 대한 탈레반정부의 대응 등을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생중계하고 있으며 CBS, 폭스 등은 이들 화면을 공격 첫 날 사전허가 없이 사용했었다. CNN측도 당초 알 자지라와 함께 이들 방송들의 불법 뉴스화면 사용에 우려를 나타냈었다. 그러나 월터 아이잭슨 CNN뉴스그룹 회장은 나중에 이들 방송들에 일일이 전화를걸어 화면의 불법사용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CNN은 그러나 과도하게 알 자지라 화면을 허가 없이 사용함으로써 CNN의 이익을침해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같은 CNN의 태도에 대해 그간 알 자지라 방송 화면을 사용했던 방송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 방송들은 자사들이 미군의 아프간 공격 첫날 알 자지라 화면을 사용한 것은 미 저작권법에 뉴스 보도일 경우 사전허가 없이 특정 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공정한 사용' 조항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BC 뉴스의 폴 프리드먼 수석부사장은 "미군의 아프간 공격 화면은 분명히 '공정한 사용'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