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8일 오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을감행하자 서울 용산의 아랍권 대사관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용산에는 주한미군 사령부를 비롯해 이스라엘 대사관저와 아랍국가들의 대사관및 종교시설이 혼재돼있는 등 미국.이스라엘의 기독교 문명과 아랍의 이슬람 문명이 공존하는 곳.


이날 국내 모슬렘들의 정신적 터전인 서울 한남동 이슬람 사원 주변에는 오전부터 인적은 드물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4명이 정문을 지키면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사원측도 사전 약속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사원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슬람 사원에는 평소와 달리 이슬람교도들의 발걸음이 크게 준 가운데 오후12시40분 `낮 예배'에도 모슬렘 7~8명이 예배에 참가했을 뿐이다.


그러나 사원 주변 식당 등지에서는 일부 이슬람교도들이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으나, 미국 공습과 관련된 질문에는 대답을 외면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파키스탄인은 "우리는 신앙심으로 뭉쳐있기 때문에 전혀 두려울 것이 없다"면서 "다만 전쟁의 포화속에서 이슬람 형제들의 피해가 클까봐 그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원 주변 터키 및 이슬람 식당과 이슬람 정육점 등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부터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으나, 이 곳을 찾는 무슬림들은 거의 없었다.


파키스탄을 비롯해 주한 아랍권 대사관도 겉으로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했으나, 미국이 아프간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자 안으로는 자국민 보호 및 정보수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을 비롯해 아랍권내의 각국 대사관 직원들은 이날 오전 9시께 정시 출근했지만, 삼삼오오 TV앞에 모여 미국의 공습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사태파악에 나섰다.


현재 용산내 아랍권 대사관은 주한 미8군 사령부의 동남쪽인 한남동과 이태원동, 동빙고동, 보광동 등에 몰려있다.


리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예멘, 이라크, 이란 대사관은 한남동에, 알제리 대사관은 보광동에, 파키스탄과 레바논,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대사관은 동빙고동에 각각 들어서 있다.


한편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인 상점들이 밀집해있는 이태원 상가는 미군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미국 공습으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