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주년을 맞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유력한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발표일인 12일까지 수상자의 이름은 철저히 비밀의 베일에가려지겠지만, 관측통들은 아난 사무총장이나 유엔 혹은 양자 모두에 평화상이 돌아갈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아난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여론을 조성해 나가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을 뿐아니라 올해 100주년을 맞는 노벨 평화상의 상징적 무게를 드러내는 데도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관측통들은 지적한다. 오슬로평화연구소(PRIO) 대표인 스타인 퇴네손은 "개인적 느낌상 수상자는 단연코 코피 아난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달 28일 이미 수상자를 결정한 노벨상위원회가 노벨상 1세기 역사를 뒷받침해주는 상징적 수상자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난이 유력하다고 그는 추론했다. "아난의 개인적인 공과 뿐만 아니라 현재의 국제적 위기상황과 노벨 평화상 100주년의 해라는 외부요인까지 겹쳐져" 아난 홀로 혹은 유엔과 함께 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난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한 모든 행동이 유엔내에서 조율돼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 상기시키기 위한 한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노벨연구소 소장 겸 노벨위원회 서기인 가이르 룬데스타드는 지난 8월 아난 사무총장이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그는 닥 함마르쉘드와 필적할만한 유일한 사무총장"이라고 발언, 올해가 아난의 해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후인 1961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스웨덴 출신인 함마르쉘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유일하게 평화상을 받았다. 그리고 유엔 산하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고등판무관(UNHCR), 유엔평화유지군이 그동안 평화상을 받기는 했으나 정작 유엔은 상을받지 못했다. 룬데스타드는 "아난은 확실히 유엔의 역대 사무총장중 가장 유능한 사무총장"이라면서 "미국의 사람이라는 비판을 심하게 받고 있으나 내가 보기에 그는 국제사회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또 아난이 98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설득해 국제사찰단의 입국을허용토록 함으로써 제2의 걸프전쟁을 막았으며, 르완다와 보스니아에서의 실패에도불구하고 결국 자기비판을 통해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결과로 바꾸었다고 평가했다. 아난 외 다른 유력한 후보로는 창설자 앙리 뒤낭이 1회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적십자사를 비롯해 유엔전범법정,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교황 요한 바오로2세, 유럽인권재판소, 이란 인권운동가 쉬린 에바디 등이 꼽히고 있다. 이밖에 136명의 수상후보중에는 축구와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의 사형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법륜공 창시자 리훙즈(李洪志) 등도 포함돼 있으나 거의 수상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1천만 스웨덴 크로나를 상금으로 받으며, 오슬로에서 12월 10일열리는 시상식에는 100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오슬로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