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스위스에어(Swissair) 그룹이 자구 회생노력을 포기하고 자회사인 크로스에어(Crossair)의 주식을 매각하고 주요 항공노선 취항권을 넘겨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제계획을 수용했다. 스위스에어그룹은 1일 스위스 양대 은행인 UBS와 크레디스위스에 크로스에어의 지분 70%를 2억6천만 프랑(1억6천200만달러)에 매각하고 유럽과 주요 장거리 노선의 취항권도 함께 양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에어그룹이 UBS와 크레디 스위스가 제시한 구제계획을 수용함에 따라 약2천500명이 감원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1천750명은 스위스 고용인력이 차지하게될 것이라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스위스에어그룹의 전체 직원은 7만2천명이며 이가운데 2만1천명이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 UBS와 크레디 스위스는 크로스에어에 5억 프랑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으며 운항권 인수 등 새로운 국적항공사로서 제반 절차를 완료하는 대로 3억5천만 프랑의 증자를 허용키로 했다. 이들 양대 은행은 이와함께 스위스 연방정부 및 칸톤(州)들에게 크로스에어의 잔여지분 30%를 인수할 것을 요청했다. 항공산업 전문가들은 스위스에어그룹의 구제계획이 정확히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국적항공사인 스위스에어가 파산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스위스에어는 사실상 자회사인 크로스에어에 의해 인수되면서 규모가 축소되는 등 해체단계에 접어들게 됐다"며 국적항공사로서의 지위를 상실했음을 시사했다. 스위스에어그룹이 은행의 재산관리를 받게 됨에 따라 49.5%의 주식을 보유하고있는 벨기에의 국적항공사 사베나에 대한 경영정상화 자금지원 부담을 덜 수 있게됐으며 이로 인해 사베나도 조만간 파산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스위스에어그룹은 독자적인 국제노선망 구축을 위해 사베나 항공을 비롯해 경영이 부실한 군소 항공사들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바람에 재정난에 봉착, 170억 프랑(106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