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대우차.채권단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1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서 "부평공장 설비는 계속 가동을 통해 새 법인에 완성차와 엔진,변속기 및 부품을 공급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 새 법인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MOU에서 부평공장이 '일단' 제외된 것은 잔존하고 있는 부평공장의 강성노조와 불투명한 수익성을 감안할 때 GM이 당장 인수 대상에 포함시키기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게 대우차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노사문제 안정, 수익성 제고 등의 전제조건만 충족되면 '결국 가져갈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GM 입장에서도 군산.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만으로는 국내시장에서 만족할만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새로운 차종을 들여오더라도 군산.창원은 중대형차를 조립할 시설이 없어 부평공장을 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노사관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평화를 유지하느냐, 단일사업장으로서 생산성을 높이며 이익을 계속 내느냐 등이 생존 및 추가 매각 여부를 가름하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차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부평공장이 7월 53억원, 8월 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강조하고 "GM의 대우차 인수만으로도 내수.수출이 30-50% 늘어나는효과가 생기면 영업이익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차는 정부.채권단과 협의, 부평공장을 부채가 없는 별도법인인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로 만들어 매각 협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즉 부평공장에 대해 일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 부문의 자산을 떼어내 신설될 '부평자동차(가칭)'에 넘기고 부채 대부분은 매각대상에서 제외된 부문을 떠안은 잔존법인(Old Company)으로 떠넘긴다는 것. 이를 통해 GM이 매력을 느낄 정도로 부평공장의 면모를 탈바꿈시킨다는 전략이다. 부평공장은 따라서 매그너스와 레간자, 라노스를 그대로 생산, GM-대우차(가칭)영업망을 통해 판매하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1천200-1천600㏄급 T-200(프로젝트명)도라노스 플랫폼에서 혼류 생산하게 된다. 물론 이들 차종의 수명이 다하면 GM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대우차는기대하고 있다. 한편 부평공장 직원 6천700여명은 연구.개발(R&D) 인력 1천300여명과 일부 관리직 등 GM-대우차 산하로 편입되는 인력과 부평자동차에 남는 생산직 등이 한지붕 두가족 생활을 하게될 전망이다. 반면 어정쩡하게 계약생산-판매대행이라는 방식을 쓴 것은 분리매각에 따른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노조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위탁판매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생산차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생산중인 라노스, 레간자는 4년이 지난 모델이라는 것. 대우차 노조 관계자는 "자동차 모델 수명이 대략 5년인 점을 감안하면 후속모델개발이 이미 어느 정도 끝났어야 한다"며 "지금도 해외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차를 6년간 더 팔아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간자, 매그너스는 GM 계열이 생산하는 차종과 겹치기 때문에 수익성이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위탁생산.판매는 현재 생산중인 차종의 수명이 다한 뒤부평공장을 폐쇄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