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테러공격 불과 4일전의 국무부 권고를 포함해 여러차례에 걸쳐 미국 본토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몇몇 고위 정치가들이 언급한 "정보기관의 거대한 실패"가 전적으로 무지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많은 증거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공격 3주전에 미 연방수사국(FBI)은 오사마 빈 라덴의 부하로 추정되는 용의자 2명을 추적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이번 공격을 자행한 19명의 자살테러범들 가운데 포함돼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FBI의 이 추적은 지난 8월말부터 정보세계에 울린 비상신호의 일부였다고 신문은 말하고 FBI가 이들 2명에 대한 제보를 받았을 때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경비가 갑자기 강화돼 폭발물 탐지견과 배달트럭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으나 이 조치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8월말에는 빈 라덴이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 알쿠즈 알-아라비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미국에 대한 사상 최대의 공격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고 신문은말했다. 그리고 공격 4일전 국무부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시민들이 빈 라덴 조직과 연계된 극단주의자 조직들의 테러위협에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지난 5월에 발표했던 권고문을 다시 내보냈다. 국무부가 권고문을 다시 내보내기로 했다는 사실 자체가 "무엇인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였다고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은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는 이 권고문 이면에 어떤 정보가 있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국무부가 이 권고를 한 것은 어떤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공격 당일 밤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CNN방송에 출연, CIA가 지난 8월 빈 라덴 추종자들의 공격을 분쇄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으나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이미 확보한 증거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던 것 같다고 신문은 말하고 지난주말 로버트 멀러 FBI 국장은 납치범들중 상당수가 미국내에서 비행훈련을 받았다는사실에 놀랐다고 말했으나 지난 98년 미국대사관 폭파사건 용의자 4명의 첫 재판에서 에삼 알 리디와 아하브 알리 나와위 등 2명의 빈 라덴 접촉선이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에서 조종사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계 미국시민인 알 리디는 자신이 빈 라덴의 요청으로 미국에서 군용 항공기 1대를 구입해 수단까지 몰고 갔었으며 지난 98년 이후 연방당국과 접촉해왔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은 멀러 국장의 말과는 달리 FBI가 3년전부터 조종사 훈련에 관해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말했다. 또 부시 행정부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에 사로잡혀 기술수준이 낮은 게릴라 공격의 위협에는 충분한 무게를 두지 않았다는 증거도 많다고 신문은 말하고 그 예로 지난 1월 부시 대통령 집권 직후 나왔던 경고를 들었다. 전직 상원의원 게리 하트와 워렌 루드만이 위원장을 맡았던 초당적 위원회는 당시 미국 본토가 대대적인 공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지 않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국시민과 본토에 대한 직접 공격이 앞으로 25년내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회의 보고서는 작업에 참가했던 각각 7명씩의 공화당 및 민주당 대표들이 만장일치로 승인했던 것으로 국립본토방위청(NHSA) 창설을 옹호하는 의회입법으로 이어졌으나 부시 행정부는 이를 미뤄놓고 자신들의 전략만을 연구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